경찰이 고(故) 손정민씨 사망 사건에 대한 변사사건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고 사건을 내사 종결하기로 했다. 사건 발생 후 약 두 달 만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9일 심위의를 열고 "그동안 수사 사항과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보강 수사 필요성과 변사사건 종결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이번 심의위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대신 강력 1개팀이 손씨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확인하고, 형사 1개팀은 유족이 고소한 건을 절차에 따라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유족은 손씨 실종 직전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지난 23일 폭행치사·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당초 지난 24일 심의위를 열 예정이었으나 손씨 유족 고소 내용을 검토한 뒤 일정을 다시 정했다.
경찰청 훈령인 변사사건처리규칙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장은 변사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거나 유족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강 수사나 종결을 결정할 심의위를 열어야 한다. 심의위는 지난 2019년 3월 도입 이후 세 번 열렸는데, 모두 내사 종결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심의위는 위원장인 서초서장과 내부위원 4명, 외부위원(교수 2명·변호사 2명) 4명으로 꾸려졌다. 심의위는 경찰 내부위원 3∼4명과 법학·의학 전문가 등 외부위원 1∼2명으로 구성되고, 해당 경찰서 형사과장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서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내부위원도 경감급에서 경정급으로 격상했다.
손씨는 지난 4월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 이후 30일 오후 3시 50분께 현장 실종 장소인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서초서 강력계 7개팀, 35명을 투입해 수사를 벌였으나 밝혀내지 못했다. A씨 범죄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