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유통혁명은 고객이 최우선이며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됐습니다.”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12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디지털 시대의 유통기업 생존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이 IT 기술이 주도하는 산업계 전반의 변화라면, 4차 유통혁명은 IT 기술에 신속한 물류 기술을 더해 새로운 만족감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 패러다임’을 말한다.
김 부회장은 “1차 유통혁명은 백화점, 2차 혁명은 다(多)점포와 셀프서비스 기반 슈퍼마켓, 3차 유통혁명은 온라인”이라며 “4차 혁명은 온라인에 물류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는 현재 유통 산업에서 진행되는 혁명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일어난 유통 업계의 큰 변화에 업체별 플랫폼 생존 전략이 접목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크게 △온라인 △대형마트 △백화점 3개 분야로 나눠 유통 업계의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온라인 유통업계는 물류 중심의 오프라인 점포를 확장함으로써 온라인에서 결핍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온라인 업계는 오프라인 점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결핍이 있다”며 “최근 이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아마존이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을 인수·합병하는 등 오프라인 점포를 확보해 기존에 발생했던 결핍들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통 시장의 큰 축을 담당했던 대형마트가 디지털 시대에 발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대형마트가 ‘디지털 워싱(Digital Washing)’과 ‘디지털 허싱(Digital Hushing)’이라는 두 가지 실수를 범했다고 봤다.
“디지털 워싱은 디지털을 홍보(수단)로만 활용하는 척하는 행위를 했다는 의미”이며 “디지털 허싱은 디지털 혁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움츠리는 행위를 말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신흥 기업의 공격적인 쿠폰 발행 등에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결과적으로 고객 이탈과 비즈니스 동력 상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회장은 백화점은 대형마트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코로나19 불황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백화점이 구사한 생존 전략의 핵심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에 있다.
그는 “백화점의 대형화로 소비자들은 세련되고 트렌디한 취향과 엔터테인먼트가 집약된 요소들을 누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며 “백화점에 가면 뭔가 새로운 게 있고, 오직 그 점포에만 존재하는 게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백화점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행태에서 시간을 활용하는 행태로 바뀐 것”이라며 “백화점이 반나절 동안 누릴 수 있는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백화점 대형화의 포인트이자, 백화점이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서 승승장구하는 성공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