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신세계가(家) 남매의 인수합병(M&A) 행보 보폭이 크다. 동생과 오빠가 각각 화장품 영토와 이커머스 영토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서다.
신세계그룹이 국내 보톡스 1위 업체 휴젤의 인수를 두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규모는 약 2조원으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화장품 사업을 확장해왔던 신세계가 보톡스 화장품으로 경쟁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휴젤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톡스 제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 시장과 유럽·북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높다.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롯데를 제치고 승기를 잡았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약 12% 수준으로 추산된다.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업계 3위다.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업계 점유율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식품 쪽에서 강세인 SSG닷컴과 비(非)식품에 강점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인수 비용과 전략 다양화는 숙제다. 신세계는 본입찰 과정에서 인수가로 4조원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주요 경쟁사인 쿠팡도 본격적인 투자 확장 추세여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얼마나 눈에 띄는 전략을 내놓느냐 하는 것도 관건이다.
신세계그룹을 각각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으로 나눠 각각 맡아온 남매는 호텔 사업에 있어서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호텔 브랜드 4개를 보유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을 시작으로 호텔 사업 확장 가능성을 알렸다.
반면 2008년까지 호텔 사업을 이끌었다가 남매 분리 경영으로 손을 뗐던 정 총괄사장도 본격적인 호텔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대전에서 호텔 '오노마'를 오픈하면서다. 남매가 각각 추진하는 인수전에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의 사업 방향과 속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