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내 '젊은 피 돌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에서 시작한 '30대 이준석 신드롬'이 6070세대 후보가 주를 이루는 여권의 대선 구도까지 흔들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70년대생인 박용진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박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제치고 3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유력한 민주당 대권 주자 중 유일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다. 최근 정치권 내에 30대 이준석 돌풍이 몰아쳤는데, 50대 박 의원이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길리서치 측은 "야당의 '이준석 효과'가 여권에도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며 "젊은 정치지도자 선호도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지도 상승에 대해 출마선언 이후 계속 올랐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젊은 피 돌풍'의 수혜자라는 분석과는 거리를 뒀다. 박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돌풍) 이전에도 박용진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라며 정치권에 불어닥친 '젊은 피 돌풍'과 자신의 지지율 상승세와의 연결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부터 계속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국민의 바람에 제가 계속 부응하고 성과를 만들어내 민주당 안에서 대격변, 대지진을 만들어내고 싶다"라고 했다.
박 의원의 지지도가 깜짝 상승하면서 여권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게도 이목이 쏠린다. 65년생인 이 의원은 다른 여권 주자에 비해 젊은 데다 친문과는 거리를 둔 '원조 친노'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그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핵심적 역할을 해 '노무현의 남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누가 되는 것 같다"라며 "하나의 새가 탄생하려면 알을 깨야 한다. 알을 깨고 저의 길을 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