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92.3% 찬성…무기한 총파업 시작

2021-06-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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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방지대책 당장 시행해야"

"택배대란은 없을 것…교섭 참여"

9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에서 한 우체국 택배기사가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택배노조는 9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에서 조합원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한 총파업 찬반 투표는 조합원 5823명 중 5310명이 투표에 참여해 4901명(92.3%)이 찬성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전날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정부와 택배 노사 간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하자 이날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사 업무로 규정한 1차 합의 이후 분류 지원인력 규모와 투입 시기, 택배비 인상 폭 등을 조율하던 2차 사회적 합의가 불발된 것이다.

진경호 택배노조위원장은 "택배사들이 시간을 끌면서 과로사 방지대책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해 달라고 한 게 합의 결렬의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택배기사들을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위험에 방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날 파업을 선언한 조합원들은 "택배사들은 '공짜 노동'인 분류 작업을 책임지고 과로사 방지 대책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해 11시부터 배송에 나서는 방식으로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는 분류작업에 택배종사자를 내몰아 수십년간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다"며 "이들이 지금이라도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면 총파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안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야 할 우정사업본부가 '자체 연구용역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분류인력을 1명도 투입하지 않았다"며 "분류작업을 개선하고 1차 합의안대로 분류비용도 소급 적용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파업과 동시에 추후 진행될 교섭에 참여할 계획이다. 다음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는 이달 15∼16일로 예정됐다.

이번 총파업으로 인한 '택배대란' 수준의 배송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택배기사 전체에서 노조 조합원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어 택배사들은 소속 직원을 파견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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