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인스타그램에 안경 사진과 함께 "난 원래 가운뎃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 올림. 길고 편해서. 근데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란다 자기 힘들다고. 미안하다 민규(홍보실장 이름).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제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 거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앞서 정 부회장은 잇따라 음식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 또는 "sorry and thank you"라는 문구를 올려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달부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표현을 써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추모글을 패러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는데도 보란 듯이 비슷한 발언을 계속해서 쏟아내면서다.
누리꾼들은 정 부회장의 게시글이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쓴 글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뜻이 담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소고기 사진과 함께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적었고 이 게시글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결국 소고기와 닭새우 사진이 담긴 사진은 논란이 되자, 삭제·수정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 글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밤에는 사망한 반려견을 추모하는 게시글에도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죽은 반려견을 추모하면서까지 밈(meme·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며 유행하는 글귀나 이미지)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안경 게시물을 올린 뒤 곧바로 정 부회장의 닮은꼴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자신의 '부캐'(제2의 캐릭터) '제이릴라' 띄우기에 나섰다. SNS에서 제이릴라와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을 연출하며 일부러 입소문을 내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신세계푸드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매개체로 제이릴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야구점퍼 사진과 함께 "내가 싫어하는 고릴라 XX가 지 대X리 그려진 점퍼와 랜더스 야구저지를 보내왔다"면서 "점퍼는 너무 마음에 안들고 저지에 내 이름을 이상하게 써서 보냄. 한대 쥐어박아 버리고 싶음"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63만8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정 부회장의 제이릴라 띄우기는 제대로 먹혔다. 지난달 2일 처음 개설된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한 달 만에 5000명을 넘겼다. 제이릴라 인스타그램은 제이릴라가 직접 운영하는 콘셉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