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주적화' 가속도...바이든 "시진핑, 2035년 미국 제패 믿어"

2021-05-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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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메모리얼 데이 맞아 미군 연설서 '中과의 체제 경쟁' 언급

내년 국방·안보 예산 전년比 1.7%↑...태평양억지구상에 50억불 지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주적(主敵)'으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특히, 이는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국가 기념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미군을 상대로 한 공개 연설이라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 랭리-유스티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 랭리-유스티스 공군기지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함께 참전했던 코소보 전쟁을 포함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최근 20년 간 미군이 벌인 주요 군사 활동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매년 메모리얼 데이는 미군이 세대를 이어오면서 시민들을 대신해 짊어진 희생과 책임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지역에서 발생한 미군의 피해, 올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의 배경과 당위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이르러 "우리(미국인)는 특히 미국의 근간이자 힘인 명예와 민주주의적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당신(미군)에게 빚을 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autocracies·독재) 체제 사이의 싸움에 서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민주주의 체제에선 하나의 합의에 도달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위주의 체제로 인해 2030년, 혹은 2035년 이전에 중국이 미국을 쉽게 이길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부통령 시절 방중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시 주석과 통역사만 대동한 채 24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만났고, 1만7000마일(2만7358km)을 함께 비행했다"면서 "그 어떤 세계 정상들보다 시 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념(idea)'을 기반으로 조직한 국가인 미국 만은 독특하다"면서 "이는 모든 사람(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창조돼 생명과 자유 등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세대에 걸친 애국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었다"면서 "다른 어떤 국가 정부도 이러한 신념에 기반하지 않았으며, (이 점에서) 미국 외에는 누구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면서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이날 민주주의 체제인 미국과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 사이의 대립각을 한껏 세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취임 전부터 밝혀왔던 '중국과의 체제 경쟁과 우월성 증명'을 본격화하겠다는 대외정책 핵심 기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이날 연설은 미군을 상대로 한 것이라 그 파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의 대립각은 경제, 기술, 인권 등의 분야에 집중해 있었을 뿐, 양국은 군사 부문에서의 충돌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26일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한 온라인 행사에서 "중국의 움직임이 시 주석의 대외정책에 기인한 '거친 강대국(harsh power) 또는 강경한 강대국(hard power)'으로 이행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춰 미국의 대중국 정책 역시 전환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당시 캠벨 보좌관은 "넓은 의미에서 단순히 '관여'(Engagement·비강제적인 유화 정책)로 묘사되는 시대는 끝났으며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중국과의)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필요에 따라 서로간의 (무력)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통령 명의로 코로나19 중국 우한 기원설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했을 뿐 아니라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중국과의 함대 대치 강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난 28일 미국 의회에 제출한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미국 행정부 예산안에서 국가·안보 부문 예산은 75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 중 순수 국방 예산은 7150억 달러 수준으로, 극초음속 무기와 차세대 레이더·위성·미사일 체계 구축을 주축으로 하는 '태평양 억지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PDI)'에 50억 달러를 지출하는 등(전년에는 22억 달러 지출) 중국과의 경쟁을 대비한 예산을 대폭 늘렸다.
 

지난 2015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당시 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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