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번 4차 지역확산세 감염자는 한달 새 2800명을 넘어섰다.
26일 베트남 보건부와 정부공보 등에 따르면 전날 새롭게 추가된 확진자는 해외유입을 제외하고 444명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18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역대 최대치를 2배 이상 경신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박장성 375명, 박닌성 28명, 하노이 23명, 랑선 7명 등이다.
문제는 계속해서 북부지방이다. 북부지방은 25일 기준 누적인원으로 박장성 1454명, 박닌성 556명, 하노이 231명 등이다. 지금까지 2872명의 4차 확산 누적인원 중 80% 이상이 수도 하노이와 북부공단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 21일에는 박장성에 근무하는 한국인 확진자도 발생했다. 베트남 내 거주하는 한인으로선 첫 사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A씨는 하노이에 거주지를 두고 있지만 북부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근무하는 공장기숙사 등에서 머물러 왔고 하노이에서 별도로 접촉한 가족 등 한국인 밀접접촉자(F1)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박장성은 성 전체와 박닌성은 일부에서 총리령 16호가 발효 중이다. 베트남 총리령 16호는 베트남 보건당국이 코로나19 관련 적용하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거리두기 정책이다. 16호가 적용되면 병원, 마트 등 생활필수시설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의 영업이 중단되고 2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된다.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박장성은 성 관내 4개 공단이 폐쇄된 상태다. 또 근로자 운송 셔틀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의 운행이 금지됐고 다른 지역을 오가는 모든 도로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하노이시 당국도 25일부터 긴급조치를 발효했다. 이에 따라 전날 12시를 기준으로 모든 식음료 업장이 문을 닫고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해졌다. 또 별도의 조치가 있기 전까지 공원·공공장소에서의 모임과 체육 활동이 금지됐다. 사실상의 총리령 16호에 준하는 조치다. 하노이시의 일반 식당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중지한 것은 지난 4월 베트남 제2차 지역감염 확산 이후 처음이다.
현지 분위기는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당국이 더욱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5일, 베트남 15대 국회의원과 전국 대의원을 뽑는 총선 등 대규모 이벤트가 끝난 점에 비춰, 지난 2차 확산처럼 도시전체의 봉쇄령과 같은 조치가 또다시 내려질 수 있다는 애기다.
앞서 우리 교민들이 밀집한 하노이 미딩 지역과 하동에서도 확진자들이 발생해 아파트들이 임시 봉쇄 후 해제됐다. 전날에도 또 다른 아파트 단지들에서 1차 양성 판정자가 나와 부분 봉쇄가 시작됐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5K(마스크 착용·소독·거리두기·모임자제·건강상태신고) 보건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하노이한인회 등도 교민들의 추가피해가 우려되면서 외출제한과 모임금지를 권고하고 나섰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의 4차 지역감염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성이나 시 등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해야한다. 경제적 활동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베트남 당국의 보건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