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보낸 베트남...코로나19 재확산에 '초긴장'

2021-05-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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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집합자제 경고에도 휴가철 명소·휴가지에 인파 몰려

빈푹성 관련 총 15명 확진...29일 이후 연일 두자릿수 기록

3일부터 하노이 휴교령 시작...호찌민, 유흥업소 영업중단 지시

지난 연휴기간 베트남 남부 붕따우 해변에 몰린 관광객들.[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5월 1일 노동절을 전후로 4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았던 베트남이 코로나19 재확산에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국의 경고와 집합자제 명령에도 휴가기간 전국 각지 명소에 인파가 몰린 가운데 하남성, 빈푹성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5일 베트남통신사나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북부 빈푹성 지역감염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빈푹성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A가라오케(유흥주점)의 방문자들이라며 확진자 중 5명은 이 지역 병원의 의료진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유흥주점은 중국인 특별입국자 5명이 방문한 뒤, 이들과 접촉한 업소종사자 6명 등 총 14명의 지역 감염자가 발생했다.
수도 하노이와 인접한 하남성도 전날 추가로 확진자 2명이 나타나 역내 감염자가 총 25명으로 늘어났다. 하남성은 지난달 일본에서 돌아온 베트남인들이 지역감염을 최초로 발생시켜 이번 지역감염확산세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4일 21시 기준, 1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코로나19 감염자 누적현황은 2996명이다. 지난달 29일, 두 달여 만에 45명의 감염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데 이어 연휴기간 동안 계속해서 매일 두 자릿수 이상 감염자가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빈푹성 등 일부 감염자들이 인도, 영국 등에서 퍼진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며 계속해서 이 지역에서 하노이, 호찌민 등으로 퍼져나간 밀접접촉자(F1)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 2달만에 다시 봉쇄카드 꺼내들어...방문자건강신고 등 보건수칙 준수 강조
총리, 휴가철 관리부실한 일부 지방성 질타...해외입국도 2주격리서 연장방침 시사

베트남 해외입국자들이 격리숙소에서 이동하고 있다.[사진=베트남 보건부 웹사이트 캡처]


베트남 정부는 또다시 학교휴교령, 영업중지, 통행제한 등 봉쇄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제3차 지역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영업중지 해제조치를 취한 지 두 달여 만이다.

하노이시 인민위원회는 4일 17시부터 별도의 통지가 있기 전까지 외부에서 판매하는 음식점, 커피 등을 중단하는 공문을 발행했다. 또 이날부터 초·중·고 등 각급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도시 전체의 유적지 박물관, 기념관, 종교시설 등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앞서 하노이시는 30일부터 유흥주점, 바, 클럽, 게임방 등 유흥업소의 운영을 중단한바 있다.

호찌민시 또한 북부발 코로나19 지역감염 재확산을 우려해 지난 3일부터 시내 최대 워터파크인 담센 리조트의 영업을 중지하고 유흥업소 등 비필수사업장의 영업중단 조치를 내렸다. 응우옌탄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지난달 29일 시작된 지역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하노이와 마찬가지로 학교 휴교령과 일부지역 봉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남부해방의 날과 5월 1일 국제노동절 등이 이어지면서 명절연휴에 버금가는 황금기간을 맞았다. 이번 휴가는 설(Tet) 연휴를 제외하고는 베트남에서 연중 가장 긴 휴가다. 법정공휴일은 4일로 정해졌지만 일부 사업장은 4월 30일을 시작으로 5월 첫째 주까지 최장 10일까지 휴가를 주는 기업들도 많다.

이번 연휴로 다낭, 하롱베이, 붕따우, 달랏 등 주요 관광지는 일제히 인파가 몰렸다. 이번 연휴기간 달랏에 방문했다는 투이(Tuay)씨는 VN익스프레스에 교통체증으로 평소 호찌민시에서 달랏까지는 7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이번에는 17시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하롱베이가 있는 꽝닌성의 경우 최대 30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다낭, 나짱, 붕따우 등 해안 지역도 대부분의 호텔들이 예약률 90% 이상을 나타냈으며, 미케비치 등 주요 해변은 휴가를 즐기러 나온 베트남인들로 가득찼다.

이와 관련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이번 연휴기간 동안 일부 지방성이 느슨한 대처와 통제로 일관해 사태가 더욱 악화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낭, 하남, 바리아붕따우 등 8개 지방성을 대상으로 보건부의 요구 사항을 효과적으로 준수했는지 살펴보고 엄격한 방식으로 개인과 집단의 책임 나아가 형사적 책임을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

방역당국은 “금주부터 노동절연휴에 전국 관광지로 갔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만큼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엄중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여행객들이 중국, 인도인 등 확진된 외국인들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휴가 끝난 후 코로나19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될 우려가 크다. 모든 주민이 다중모임 자제, 마스크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노이시는 3일부터 연휴기간 동안 휴양지 등 하노이 외부지역에 출입한 전력이 있는 시민들은 전원이 의무신고 대상으로 시당국에 건강상태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또 보건당국은 해외입국자들은 2주격리기간이 지나도 격리해제가 일시 중지되고 재차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득담 베트남 질병통제위원회 위원장은 4일 관련회의를 통해 현행 2주로 규정돼있는 해외입국자 격리에 대해 연장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철저한 격리규정 준수를 지시하면서 “영국,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성행할 경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 3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모든 각급단위에서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전염병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통합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국가질병통제위원회가 코로나19 지역확산세와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베트남 보건부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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