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눈물의 사퇴’에도…남양유업, 분유·발효유 1위 입지 흔들

2021-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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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 여파 불매운동 재점화

공장 2개월 가동 중단 시 경쟁사에 선두자리 뺏길 가능성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남양유업이 분유·발효유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소비자들은 2013년 ‘갑질 논란’ 이후 다시 불매운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 공장가동도 멈춰야 할 상황에 직면한 상황이다.

홍원식 회장은 사퇴와 함께 경영권 세습 포기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경영 쇄신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영업정지 2개월 위기 직면한 남양
불가리스 사태는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이 발단이 됐다. 남양유업은 이 자리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등했으며 일부 판매처에서 불가리스가 품절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즉각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업정지 2개월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최고 수준의 징계다. 유제품 특성상 제품을 제때 생산해 공급하지 못할 경우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식약처에 적극 의견 소명을 해 공장 가동 중단만은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할 것”이라며 “낙농가 2차 피해 등 영향도 있어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은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분유·발효유 1위 자리 경쟁사에 넘겨주나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분유와 발효유 시장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분유 매출액은 남양유업이 141억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139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로 국내 경쟁업체들과 수입 분유업체들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발효유 시장 1위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남양유업은 발효유 시장 점유율 18%로 업계 1위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점유율 유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혜는 발효유 시장 2위를 기록 중인 빙그레(16%)가 입을 수 있다. 발효유를 세부 시장별로 나눠보면 마시는 발효유에서는 2위 동원F&B(21%)가 남양유업(23%)의 점유율을 앞설 가능성이 열린다. 동원F&B는 올해 ‘덴마크 요거밀’의 매출액 400억원을 달성하고 오는 2022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떠먹는 발효유 시장에서 24%로 정상을 달리는 빙그레는 남양유업의 추락으로 마시는 발효유 점유율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발효유의 경우 순환이 빠르고 꾸준히 소비되는 제품이라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경쟁업체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 경영진 공백…오너일가 지배력 계속될 전망

홍 회장의 사퇴로 남양유업 경영진은 공백 상태에 빠졌다. 지난 3일 이광범 대표도 사의를 표명했다. 장남 홍진석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보직 해임됐다. 홍 회장은 4일 대국민사과를 하며 경영진 개편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너 일가에 대한 지배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유업이 지난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홍 회장은 남양유업 전체 지분 중 절반 이상(51.68%)을 보유한 대주주다. 부인과 동생, 손자의 지분율도 각각 0.89%, 0.45%, 0.06%다. 이사회 6명 중 3명이 홍 회장 본인과 90대 모친, 장남 홍 상무 등 오너 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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