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어르신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지난 30일 강원 화천군 화천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이곳에서 만난 이모 씨(86)는 접종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에 안 걸릴 수 있게 백신을 맞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화천체육관에서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이날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화천체육관에서 사창리와 유촌리 등 마을별 일정에 따라 279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어르신들은 각 마을과 접종센터를 오가는 수송 버스로 안전하게 접종센터에 도착했다. 넓은 체육관에는 화천의료원 관계자들과 진행요원 등 30여 명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움직였다. 이 때문인지 어르신들이 버스에서 내려 접종 과정을 마칠 때까지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화천의료원 관계자는 “이번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는 2,358명으로 마을별로 11일까지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며 “백신만 제대로 보급된다면 접종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한 명씩 어르신과 동행하며 모든 과정을 도왔다.
발열 체크 후 입장한 어르신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예진표를 작성했다. 이어 본인 확인 후 예진실에서 전문의에게 몸 상태를 체크하고 접종실로 갔다.
접종이 끝나면 예진표를 제출하고 이상 반응 관찰구역에서 15~30분간 대기하면서 이상 반응이 있는지 관찰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상 반응이 있는 어르신은 한 분도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75세 이상의 고령층이기 때문에 이상 반응 관찰구역 옆에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응급실과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백신을 접종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전 과정을 거치고 다시 버스에 오르는 데 약 40분이 걸렸다. 이상 반응 관찰을 위한 대기 시간을 빼면 실제로는 10~20분 정도다. 이처럼 큰 혼란 없이 접종이 이뤄진 데는 화천군이 모의훈련을 통해 접종자 밀집도를 줄였기 때문이다.
사내면 사창리에 사는 이모 씨(77)는 “나는 주사만 맞았지 한 게 없어요. 저분(자원봉사자)이 고생했지”라며 “많이 기다리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편하게) 주사를 맞을지는 몰랐다”고 만족해 했다.
봉오리에서 온 박모 씨(81)도 “백신 접종을 해서 이제 안심이 된다”며 “이런 귀한 거 맞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안규정 화천의료원 과장은 “(최문순) 군수님이 아침저녁으로 현장에 들려 근무자들에게 어르신들이 불편한 점이 없도록 안전에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며 “자원봉사들이 어르신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너무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