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가 일어나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말을 했다. 말을 하고, ‘시장 되는 게 중요해’라고 하면서 말을 바꿨습니다. 거기서 부끄러움이 느껴져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합니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20일 4ㆍ7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이후 ‘쓴소리’를 듣겠다고 모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40여명 앞에서 “제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쓴소리 하는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며 스스로를 소개했다.
최 교수는 호남 출신으로 스스로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지지자’라고 밝혀왔다. 2019년 약산 김원봉의 서훈(敍勳) 논란 당시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이후론 정부·여당의 행보에 쓴소리를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5·18역사왜곡처벌법, 민주유공자예우법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했다.
이어 “염치가 있으면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해놓은 말을 지켜야 한다”며 “민주당이 서울시장으로 후보를 안 냈다고 하면 서울시장은 뺏긴 대신 존엄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존엄을 지키면 공조자가 더 많이 끈끈하게 생기고, 정치인은 항상 동조자가 필요하다”라며 “동조자가 필요 없으면 ‘공천권을 주느냐 안 주느냐’ 같이 힘으로 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친일 잔재의 완전한 청산을 다짐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이걸 보고 ‘이분들이 이번 선거를 패배로 생각하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친일 청산이 아니라 반도체”라며 “(민주당이)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보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문제만을 제기하는 건, (이념에 갇혀) 생각이 멈춰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초는 앞으로도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이어간다. 더민초 운영위원 중 한명인 오기형 의원은 “특히 민주당에 쓴소리 할 수 있는 분들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추천 대상으로 10여명 넘는 분들이 거론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