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혼란 온다"…월가, 중앙은행 CBDC에 날 세우는 이유는?

2021-04-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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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CBDC, 은행 존립 위협 요인 가능성도"

영국 재무부, 영란은행과 CBDC 검토할 TF팀 출범

세계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s·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발행 검토에 월스트리트(월가)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대비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영국의 CBDCs 발행 검토 소식을 알리며 “월가 은행들이 각국 중앙은행의 CBDCs 도입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CNBC에 따르면 월가는 각국 중앙은행의 CBDCs 도입이 전통 은행들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금융체계를 뒤흔들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체탄 아하야(Chetan Ahya) 모건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디지털 화폐 탐색에 나서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CBDCs 도입 조치는 금융조직 방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바하마 등에 이어 영국까지 CBDCs 발행 검토에 나선 것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CBDCs 도입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판단, 이것이 기존 은행들을 잠재적 패자로 만들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아하야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의 CBDCs 주도권은 의도치 않게 은행 조직을 방해하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디지털 통화가 더 광범위하게 수용될수록 혁신의 기회는 더 많아지게 되고, (전통) 금융체계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반 시민들의 디지털 화폐 사용이 활발해지면, 은행에 ‘현금’을 맡기는 대신 중앙은행의 전자지갑 계정에 직접 돈을 보관하게 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감염 우려가 있는 ‘현금’ 대신 ‘디지털 화폐’ 사용을 더 선호할 거란 우려도 있다. 이로 인해 은행의 수익사업 출발점인 ‘예금’이 사라져 전통 은행의 존립 자체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거란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이런 지적에도 중앙은행의 CBDCs 도입은 비트코인과 같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을 견제하고, 은행 접근이 어려운 소외계층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어 환영을 받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앞서 화상으로 진행된 세계은행(WB)과의 합동 연차 총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화폐는 빈곤층에 대한 지원금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금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CBDCs 도입에 찬성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소액을 송금받는 취약계층이 CBDCs 발행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가장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고 언급했다.

안나 저우(Anna Zhou)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경제학자는 “CBDsC는 암호화폐에 뒤따르는 부작용 없이 통화 결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CBDCs 도입을 반겼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CBDCs 도입 검토를 “디지털 머니 2.0을 향한 질주가 시작됐다”고 평가하며 “일각에서는 새로운 우주경쟁 또는 디지털 화폐 냉전이라는 대립적 구도를 씌우지만, 디지털 머니 2.0 시대는 ‘제로섬 게임(한쪽의 이득이 다른 쪽의 손실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대부분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의 디지털화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실제 시험 통화를 내놓거나, 개발 중인 경우는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60%는 CBDCs에 대한 ‘개념 정의’를 시험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도입 검토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영국 재무부는 이날 CBDCs 시범 업무를 위해 영란은행(BOE)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중앙은행 CBDCs의 가능성에 관한 예비적 작업을 연계하고자 재무부와 영란은행이 새로운 TF를 출범한다”고 이날 말했다. 수낙 장관은 TF 출범 발표 이후 트위터에 “브리트코인(Britcoin)?”이라고 남기며 영국 중앙은행의 CBDCs 이름이 ‘브리트코인’이 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영란은행은 “국내에서 CBDCs를 도입할지에 대해 정부와 은행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이익과 위험, 실용성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과 폭넓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CBDCs TF 출범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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