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행 50%의 시장점유율 규제를 강화해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일각에선 알뜰폰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며 규제 부작용을 우려한다.
12일 과기정통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이달 중순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심사는 해당 법안이 시장점유율을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에 있다. 현행 규정은 전체 알뜰폰 가입자 중 이통3사 알뜰폰 계열사의 가입자 수가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제한한다. 다만 이는 법이나 시행령 차원이 아닌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할 때 부과하는 행정지도라 위반해도 별 다른 제재를 할 수는 없다.
또한 현재 기준은 순수 알뜰폰 가입자와 망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등 사물지능통신 서비스(M2M) 회선을 구분하지 않는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동통신 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 이를 재판매하는 사업을 말하는데, 크게 알뜰폰과 M2M으로 구분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M2M 회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M2M 회선은 2019년 기준 7만7881개에서 지난해 12월 195만442개에 달했다. 이는 전체 알뜰폰 회선의 21%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알뜰폰 시장상황을 고려해 알뜰폰 시장점유율 산정에 M2M 회선은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영식 의원실 관계자는 "정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시장점유율 산정 시 M2M 회선은 제외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회선 중 이통3사 알뜰폰 계열사(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SK텔링크,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비중은 28%다. 반면 알뜰폰 가입회선 중 M2M사업자의 회선을 제외하면 이통3사 계열사의 시장점유율은 36%까지 커진다. 이통업계가 M2M 회선 제외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이통업계에선 알뜰폰 시장점유율 규제가 이통3사뿐만 아니라 알뜰폰 시장 전체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는 알뜰폰 사업자에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등 함께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왔다"며 "(해당 규제로) 이통3사 계열사 성장은 막을 수 있어도 중소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해당 법안 취지에 공감하지만 세부 내용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M2M 제외 방안을 포함해 이통3사 계열사 전체를 기준으로 할지, 각 사별 기준을 마련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