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불명등록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거주불명등록자 투표 참여 독려 공고문 문구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거주불명자에게 4·7 재보궐선거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들은 거주불명등록자가 실제로 서울에 거주하는지 분명하지 않은데 서울시장을 뽑는 투표권을 주는 게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대거 유령표를 만들고 거주불명자로 위장할 수도 있지 않냐며 부정선거 발생 가능성도 지적했다.
①거주불명자도 투표 가능...국민의 권리·의무 행사 보장 위해
주민등록법 제20조 제6항에 따르면 '거주불명등록자'는 거주불명으로 등록돼 주민등록지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주민센터)로 설정된 사람이다.
2008년 당시 정부는 주민등록자의 주거가 불분명해질 경우, 관할 주민센터에서 직권으로 해당 주소를 말소하는 것을 못하게 했다. 대신 주민등록지 주민센터에서 계속해서 해당 주소를 관리하도록 했다. 이후 정부는 2009년 4월, 주민등록법 개정을 통해 '거주불명등록자 제도'를 공식 도입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을 '거주불명등록자'로 규정하고, 행정상 관리 주소를 각 주민센터를 지정해 주민등록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거주불명등록자도 이번 재보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15조에 따르면,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일 현재 주민등록상 거주불명자(18세 이상)로서 특정 지자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사람에게 해당 지자체장 선거권이 있다. 다만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아닌 행정상 관리주소(각 지역 주민센터)에 입각해 거주불명등록자에게 투표권이 부여된다.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에서 투표권을 가진 18세 이상 거주불명등록자는 지난 2월 기준, 40만1411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에 등록된 사람 수는 13만2933명이다.
②다른 지역에 사는 거주불명등록자도 재보선 때 투표 가능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거주불명등록자가 서울에 거주하는지 분명하지 않은데 서울시장 투표권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거주불명등록자에게 주어진 특혜나 특례 조치라는 우려도 있다.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실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행정상 관리주소가 서울 시내 주민센터로 등록된 경우라면 서울시장 선거에 투표할 수 있다. 이는 거주불명등록자만 적용하는 기준이 아니다. 선거법상 등록된 주소지 기준으로 유권자별 소속 선거구를 구분하고 있어 모든 유권자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현재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에 등록돼있지만, 직장 문제로 지방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실제 거주지역 광역자치단체장이 아닌 서울시장 투표권을 갖게 된다. 또한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가 명부 작성 기간(이번 경우 3월 16∼20일) 이후 지방으로 이주한 사람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서울에 살지 않는 거주불명등록자가 서울시장 선거에 투표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선거인 명부 작성 기준일에 등록된 주소지를 근거로 선거구민을 나누는 현 제도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거주불명등록자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나 특례 조치라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