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 신뢰를 주는 행정을 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들게 신뢰를 주는 행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취임 3개월 만에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사의를 밝힌 상태다. 전임 LH 사장이자 국토교통부 수장인 변창흠 장관이 공직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사태에 국민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자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4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81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LH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에 관해서는 69.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 응답은 '잘 대처하는 편'과 '매우 잘 대처' 각각 13.7%와 11.8%에 불과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지율 역시 여권 주자인 박영선 후보가 야권 오세훈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적게는 10%포인트 중반에서 20%포인트 초반까지 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여권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지난 4년간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집·전월세 걱정 없는 서민 주거안정"
실제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지역별 아파트 실거래가상승률(2017년 5월~2021년1월)은 △전국 26.8% △수도권 44.8% △지방 11.7%에 달한다.주요 지역별로 보면 세종이 83.5%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68.2%, 대전 43.1%, 대구 34.4% 등지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전국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17%에 불과하다.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상승률(2017년 5월~2020년 12월) 역시 전국 19%에 이어 수도권 20%, 지방 17.5%, 세종 80.4%, 대전 31.9%, 대구 26.3%, 서울 24.9%에 달했다.
지난 2017년 6월 23일 김현미 전 장관이 취임사에서 밝힌 "서민 주거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라거나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정책"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또 2019년 4월 정부가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을 때 "대체 가격 안정세가 언제 오냐"는 질의에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계단식 하락세가 올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집값 그래프는 정확히 '계단식 상승'을 그렸다.
"공급 충분…시장 불안은 다주택자 탓"
주택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거듭 공급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공급확대에 주력하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기조였던 셈이다.김현미 전 장관은 취임 이후부터 2019년 7월까지 줄곧 "공급이 충분하다"거나 "시장 불안은 다주택자 또는 투기꾼 탓"이라는 메시지를 내다가 돌연 2020년 8·4대책부터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주택시장이 침체돼 수요 자체가 적었던 점을 고려하지 않고 정권과 비교해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가 급히 공급확대로 선회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논란이 됐던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김 전 장관의 발언에서 시사하듯 뒤늦게 시작한 공급확대 정책은 다음 정부는 돼야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을 보면 이번 정부 정부(2017년 5월~2021년 1월) 45개월간 확정된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27만2736가구다. 직전 45개월(2013년 8월~2020년 4월) 30만8073가구보다 3만 가구가량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