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 8.8㎜ 두께 안경형 VR디스플레이 개발

2021-03-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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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서울대 공대 교수팀 연구

2차원 렌즈배열·광경로접기 기법

"이론상 필요한 두께 3.3㎜ 수준"

"제품생산시 2년내 상용화 가능"

착용감 향상돼…VR 대중화 기대

이병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VR 디스플레이 기술 연구 논문 일부. [자료=서울대 제공]


선글라스만큼 얇은 디스플레이로 가상현실(VR)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렌즈의 초점거리를 줄이고 광경로를 접는 방식으로 이론상 기존 대비 6분의 1 수준 두께의 VR 헤드셋을 구현할 수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이병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이 VR장치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는 VR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이 기술로 VR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던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기기 착용​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VR 디스플레이는 렌즈와 착용자의 눈 사이에 최소 확보 거리가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부피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이 교수팀은 최소 확보 거리를 좁혀 VR 기기 내부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2차원 렌즈 배열'과 '광경로를 접는(folding) 기법'을 사용하는 렌즈 배열 구조를 설계했다.

이 교수팀이 설계한 2차원 렌즈 배열은 작은 렌즈를 병렬 배열한 광학소자를 사용해한다. 아이릴리프(eye relief·최적 시야를 보장하는 눈과 렌즈 사이 거리)를 확보하면서 렌즈의 실질적인 초점거리(렌즈 중심에서 센서까지의 거리)를 좁혀, 필요한 공간을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기존 VR 광학계(왼쪽)와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렌즈 배열 VR 광학계. [사진=서울대 제공]


광경로를 접는 기법은 광학계 내부에서 빛이 앞뒤로 왕복 진행하도록 빛의 편광 상태를 제어한 것을 뜻한다. 이 교수팀은 이 기법으로 물리적 거리를 짧게 만들면서도 충분한 광경로를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어, VR 디스플레이의 렌즈와 착용자의 눈 사이 필요 공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더 줄였다.

2차원 렌즈 배열과 광경로를 접는 기법을 결합한 VR 광학계 설계구조를 적용하면 VR 디스플레이 구현에 필요한 렌즈부분의 두께는 기존 6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이 교수팀은 이론상 3.3㎜ 두께만을 필요로 하는 VR 광학계 설계 개발에 성공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광학계 구조를 적용한 안경형 VR 디스플레이는 가로·세로 102도의 시야각, 8.8㎜ 너비의 아이박스(eye-box·눈동자 중심 위치 영역), 20㎜의 아이릴리프를 얇은 두께에 구현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라이트필드(light field·공간 내 모든 방향의 광선 흐름을 나타내는 함수) 분석을 통해 렌즈 배열의 단점을 보완하고 VR에 적합한 성능을 갖도록 최적화한 것이다.
 

기존 일반 VR 헤드셋 기기(왼쪽)와 이병호 서울대 공대 교수팀이 개발한 두께를 줄일 수 있는 기법을 적용해 구현한 VR 기기 시제품. [사진=서울대 제공]


이 교수팀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과 프레넬(Fresnel) 렌즈로 제작한 안경형 VR 기기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 장치는 내부 공간, LCD 패널, 프레넬 렌즈 등 필요한 소자를 모두 포함한 두께가 8.8㎜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학술지 'IEEE TVCG'에 이달 25일자로 공개됐고, VR 분야 국제학회 'IEEE VR'에서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디지털콘텐츠 원천기술 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논문 제1저자인 방기승 연구원은 "이번에 고안된 안경형 VR 디스플레이는 지난 10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불편한 착용감과 제한된 사용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해상도 등 성능을 더 발전시켜 실제 안경처럼 일상생활 내내 착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증강현실 하드웨어를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호 교수는 "이는 VR 기기의 새로운 장을 열 혁신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팀 측은 이 기술에 대한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제품 생산에 나서는 기업이 있다면 1~2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이병호 교수(왼쪽)와 방기승 박사과정 연구원. [사진=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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