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시장 부활 조짐…신규 상장 늘고 청약 경쟁률도 '쑥'

2021-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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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신규 상장…67%가 청약 경쟁률 두 자릿수 이상 기록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 활기에도 신규상장 및 합병상장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동안 신규 상장한 스팩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데다 청약 경쟁률 역시 과거 활기를 띠었던 2019년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 상장한 스팩은 총 6개로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신규 상장한 스팩 수 5개보다 소폭 증가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비상장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처음 도입된 이후 스팩 합병상장의 장점이 부각되며 지난해까지 매년 10개 이상의 합병상장이 이뤄졌다.

올해에는 지난 1월 '한국9호스팩'을 시작으로 2월 3개 스팩, 3월 2개 스팩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여기에 '유안타제8호스팩' 등 4개도 신규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신규 상장한 스팩의 청약 경쟁률이 급격히 높아진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올해 신규 상장한 스팩 6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인 4개 종목의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한국9호스팩의 경우 경쟁률이 46.54대 1을 기록했고 2월 10일 상장한 '하나금융17호스팩'은 84.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IBKS제15호스팩'과 '하나머스트7호스팩'의 경쟁률은 각각 101.7대 1, 237.4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총 19개 스팩이 신규 상장했지만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스팩은 1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15일 상장한 'IBKS제13호스팩'은 11.01대 1을 보였다.

반면 이보다 앞서 신규 상장 스팩 수가 30개로 스팩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많았던 2019년에는 올해와 같은 경쟁률을 기록한 스팩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경쟁률 세 자릿수 스팩뿐만 아니라 '이베스트이안스팩1호'와 같이 14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스팩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합병상장에 성공하는 기업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17개 기업이 합병상장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총 2개 기업이 합병상장에 성공했고 이달 31일에는 제이시스메디칼이 '유안타제3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엔피와 휴럼, 다보링크 등도 합병상장 청구서를 신청한 상태이고 일승은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스팩4호'와 합병상장 승인을 받고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에서 스팩 시장 열풍이 불고 있어 한국 증시의 스팩 시장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이후 미국 증시 역시 큰 변동성을 나타냈는데 기업공개(IPO) 시장 상승세가 돋보였고 놀라운 부분은 IPO 시장 급등세를 이끈 원동력이 바로 스팩이었다"며 "미국 스팩 시장은 연예인들까지 주도해 뛰어드는 열광적인 인기와 시장 변동성 확대로 붕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미국 스팩 시장의 거품이 걷힐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 스팩 시장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9년 신규 상장한 스팩이 30개에 달했던 만큼 올해 합병상장 기업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스팩은 신규 상장 후 3년 내에 비상장기업이나 코넥스 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해야 한다. 기간 내에 인수·합병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된다.

염 연구원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스팩 상장이 늘어나면 약 2년 후에는 스팩을 통한 기업의 합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2019년은 스팩 도입 이후 두 번째로 신규상장이 많은 해였던 만큼 올해 합병상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스팩이 열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많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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