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논란] '예방효율'에 집착한 AZ?…"최신 정보 일부러 뺐다"

2021-03-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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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AZ, 임상시험 데이터 산출서 3월 정보 배제"

3월 데이터 활용시…AZ 백신 예방 효율 69~75%

DSMB "연구 결과에 '유리한' 데이터만 골라 사용"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이 AZ가 최근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AZ 측이 미국 식품의약처(FDA)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앞두고 백신 효율성을 높이고자 과거 데이터(정보)를 사용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미국 보건당국은 현재 AZ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Z는 지난 21일 언론 보도문을 통해 미국과 칠레, 페루 등에서 약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한 결과, 예방 효율이 79%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유럽 등을 중심으로 AZ 코로나19 백신의 혈전 부작용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AZ의 발표 하루 만에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하는 미국의 독립기관인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는 AZ가 ‘오래된 데이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 AZ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우려가 재확산됐다.

이에 AZ 측은 미국 보건당국의 지적에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는 지난 2월 17일까지의 중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히며, 48시간 이내에 새로운 자료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WP는 DSMB 관계자들이 미국 행정부와 AZ측에 보낸 자료를 인용해 “DSMB는 AZ가 오래되고(outdated),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 (AZ 코로나19 백신이) 더 효과적으로 보이도록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를) 만든 것에 대해 걱정과 실망을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자료는 미국 연방정부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하고자 보건당국이 임명한 11명의 주요 통계학자, 감염병 의사, 윤리 전문가들이 보낸 편지다. 이들은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전 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모두 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감염 당시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사진=AP·연합뉴스]


WP는 “(해당 편지에는) AZ가 자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과학적 실수를 범했다는 지적의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어 “AZ는 지난 월요일 코로나19 백신 미국 임상시험에서 예방효율 79%의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DSMB 측은 최근 한 달 데이터가 포함되면 AZ 백신의 예방효율은 69~75%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DSMB 전문가들은 “AZ가 보도자료에서 이미 오래되고 잠재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이터를 활용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공개된 데이터는 가장 최신의 ‘안전한’ 데이터가 아닌 연구 결과에 유리한 데이터였다. AZ 측의 이런 결정은 (백신 임상시험의) 과학적 과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AZ 측에 지난 3월 16일까지의 데이터를 활용한 백신 예방효율 75%의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NYT는 “AZ는 임상 데이터 중 유리한 것만 뽑아서 스는 체리피커(cherry picker·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Z 측은 지난 연말에도 신뢰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AZ는 각국 의약당국의 긴급승인 전 임상시험에서도 1회 투여분의 절반 용량을 시험군에서 더 탁월한 예방효과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 곤혹을 치렀다.

AZ은 지난해 11월 23일 3상 임상시험 분석 결과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에서 평균 7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체 2만3000명의 참가자 중 2741명이 총 2회 접종 중 최초 접종 과정에서 적정 용량의 절반밖에 투약받지 못했는데, 적정 용량을 투약한 집단(8895명·62%)보다 더 높은 90%의 감염 예방률을 보여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AZ 측은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고, 한 고위급 인사는 해당 사례에 대해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도치 않은 우연에서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나오는 일)’라고 평가해 AZ의 시험결과가 신뢰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당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한 옥스퍼드대학과 AZ 측이 백신 원료를 납품한 이탈리아 제약사를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백신 납품과 검수 과정에서 백신 내 바이러스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면서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고, 이것이 임상 실수로 이어졌다는 것이 통신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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