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1년 만에 '코로나 폭락장' 재현하나?...3대 지수 반락에 '1고1락' 반복

2021-03-2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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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봉쇄, 미국 감염·사망 증가에 재유행세 우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하루 만에 일제히 반락했다. 지난해 3월23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뉴욕증시 폭락 사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유행세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3대 지수는 장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8.05p(0.94%) 하락한 3만2423.1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8p(0.76%) 떨어진 3910.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9.84p(1.12%) 급락해 1만3227.7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 11개 섹터는 △필수소비재 0.4% △부동산 0.35% △유틸리티 1.52% 등 3개 부문이 올랐고, 8개 섹터가 내렸다. 각각 △임의소비재 -0.72% △에너지 -1.36% △금융 -1.41% △헬스케어 -1.03% △산업 -1.76%△원자재 -2.1% △기술주 -0.64%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31% 등이 하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1.682%로 거래를 시작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우하향하며 오후 5시 5분 현재 전날 대비 0.06% 하락한 1.622%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후 다우지수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라 퍼지고 있는 재유행세 공포가 한층 커지면서, 경기 회복 낙관론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이는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경기 순환주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날 미국 백악관이 3조~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 도입을 서두른다는 보도로 강한 반등세를 보였던 터라,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운 셈이 됐다.

'경기 바로미터' 종목인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가 전날 경기 회복 기대감에 상승 반전했던 것에 무색하게 이날 하루 동안 3.44%나 미끄러지면서, 경기민감주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 여파에 여행과 소매 종목 주가는 급락세를 기록했다. 크루즈 종목인 카니발과 노르웨이크루즈는 각각 7.8%와 7.2%나 폭락했고, 항공주인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도 각각 6.6%와 6.8% 떨어졌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소매 업체인 갭은 8%가량 하락했다.

코로나19 재유행 공포는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한 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미국 임상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며 커진 상태다.

독일은 부활절 연휴 동안 인파의 이동을 막기 위해 오는 4월 18일까지 전면 봉쇄를 연장했고, 프랑스는 지난 20일부터 전체의 3분의1에 이르는 지역에 대해 향후 한 달 동안 봉쇄하기로 했다.

백신이 순조롭게 보급 중인 미국에서 역시 방역 분위기가 너무 빠르게 느슨해진 여파로 다수의 지역에서 신규 감염이 다시 증가세다. CNBC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으로 21개 주에서 신규 감염이 증가했으며, 전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도 다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편, 전날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미국 내 3상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해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시험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outdated information)가 포함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발목을 잡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즉시 반발하며 최신자료에 기반한 초기분석 자료를 48시간 이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유럽에서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하원 증언에 참여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애매한 메시지를 던진 것도 불안감을 키운 요인이다. 실제 이날 증언이 보도된 이후 장 막판 증시 낙폭은 확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 회복이 아직 완전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며, 연준은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완화적인 통화정책 지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어 "올해 미국에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나타날 것이지만, 지속적이거나 확장적이진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역시 인플레이션을 크게 높이지는 않겠지만,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 연준이 이에 대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날 같은 자리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정부의 부양책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미국이 완전 고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불안감을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이 인프라 투자 법안의 재원 마련을 위해 세제 정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전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고소득층 세율 인상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52% 상승한 20.3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조정세 돌입...유럽증시·금값도 하락
유럽 증시 역시 코로나19 재유행세 불안감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40% 하락한 6699.19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39% 하락한 5945.30으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0.01% 내린 3833.57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0.03% 오른 1만4662.02를 기록해 보합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80달러(6.2%) 급락한 57.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4.25달러(6.58%) 급락한 배럴당 60.37달러에 거래 중이다.

배럴당 70달러 선에 근접했던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확산세 우려가 커지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WTI는 지난 8거래일 동안 6일을 하락세로 마감했고, 지난 5일 고점이었던 배럴당 66.09달러에서 12.6%나 떨어지며 조정 영역에 접어들었다.

데이비드 마데 CMC마케츠 시장 분석가는 "유럽의 몇몇 거대 경제국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 회복을 못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결과 딜러들이 원유를 팔아치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씽크마켓 시장 분석가 역시 "백신 배포가 더디게 진행돼 온 유럽 본토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 지역의 여행 재개가 의심스러워지고 있다"면서 "이는 무엇보다 원유와 여행에 대한 수요 예측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금값도 주춤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8%(13달러) 내린 1725.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2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ZD1222'.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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