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재사용 가능한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 개발

2021-03-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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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의 황성연(왼쪽)·박제영(가운데)·오동엽(오른쪽)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숨쉬기 편하고 재사용 가능한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2일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 연구팀이 100% 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한 새로운 친환경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 달 안에 퇴비화 조건에서 100% 자연분해되면서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해,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N95(미국 마스크 필터 기준. 공기 중에 떠다니는 0.3마이크로미터 미세입자를 95% 이상 차단) 성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는 생필품이 되며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한 마스크 쓰레기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필터는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 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시중 마스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정전기 필터 방식은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정전기를 발생시켜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하는 원리다. 정전기는 건조할 때 잘 일어나기 때문에 습기에 취약하다. 또한 정전기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돼있어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또 다른 마스크 필터 제조방법은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그 사이 공간을 빽빽하게 만들어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빈공간이 좁은 만큼 통기성이 부족해 사람이 숨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두 필터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서 습기에 강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 편한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한 다음, 이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후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하면 최종 필터가 완성된다.

새로운 필터는 코팅표면의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 체처럼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 이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하면서 두 방식의 단점을 보완했다.

그 다음 키토산 나노위스커 코팅으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해 외부 물질의 포집 능력을 높였다. 자석이 끌리듯 음극의 바이러스가 양극의 키토산 코팅에 달라붙어서 마스크를 통과하지 못한다. 정전기가 아니라 전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취약하지 않아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된다. 또한 일시적으로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필터는 공기 중 미립자의 2.5마이크로미터(㎛) 사이즈 98.3%를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N95 필터 성능이다. 또한 마스크 착용 전과 착용 후의 호흡 압력 차가 59 파스칼(Pa)로 낮게 측정돼,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 후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은 "이 기술은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을 응용했기 때문에 아이디어 특허에 가깝다.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한편으로는 국내에 아직까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매립할 수 있는 전용매립장이 없다. 마스크를 생분해 소재로 대체하는 것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중간과정이며 최종적으로는 이를 효율적으로 분해시킬 수 있는 퇴비화 매립장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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