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고위급 인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면 회담에서 서로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며 정면충돌했다.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서로 ‘강펀치’만 주고받는 큰 입장차만 확인, 공동성명 채택에도 실패하면서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신(新)냉전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미국 행정부의 중국 견제가 점차 강화될 거란 의미다. 그러나 정작 미국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CNBC는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국채금리)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를 언급하며 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2%를 웃돌고 있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22일 오전 4시 현재 1.599%)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 국채 투자자가 훨씬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CNBC는 설명했다.
타오 왕(Tao Wang) UBS 아시아경제 담당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중국 시장 투자에 높은 관심이 있다”면서 “특히 (중국) 채권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이자(수익률)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국채는 높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면서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많은 국채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초래한 성장 부양책을 쓰고 있다”고 지난 18일 국제금융연구원 화상 세미나에서 언급했다.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채 매입자들이 만기 시 발행자에게 받는 금액이 국채 매입가보다 적다는 의미로, 수익은 커녕 원금도 회수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인 투자자의 중국 국채 보유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기준 중국 본토 이외 투자자들은 기존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량의 약 3.5%를 보유했고,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량은 지난달 발행량의 약 10.6%에 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금융 데이터 서비스 업체 완더(万得)정보기술(Wind Information)에 따르면 외국인의 중국 국채 보유액은 2조 위안(약 346조8000억원·3077억 달러)으로 2년 만에 두 배가량이 늘었다.
CNBC는 “이번 (채권)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추적하는 주요 투자지표에 중국 국채가 추가된 영향”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십억 달러 규모 중국 국채 매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JP모건의 중국 국채 매입이 최근 몇 달 동안 늘었다고 덧붙였다.
제이슨 팡(Jason Pang) JP모건 아시아 국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몇 달간 JP모건 자산 매니지먼트의 ‘차이나 본드 오퍼튜니티 펀드(China Bond Opportunities Fund)’의 매입이 증가했다고 CNBC에 밝혔다.
팡 매니저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제난 회복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다”면서 “중국 국채에서 대량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세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 금융시장의 제한된 개방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팡 매니저는 “중국 채권시장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커졌지만, 투자 규모는 여전히 ‘경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직 중국 본토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특유의 불투명한 정보 공유와 폐쇄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투자 행렬을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