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매치다. 지난 시즌에는 왕좌에 앉았던 한국물가정보가 셀트리온의 도전을 받았고, 이번에는 왕좌에 오른 셀트리온이 한국물가정보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2020~2021시즌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규모 34억원)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3번기 중 첫 경기가 오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위치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도전을 받던 입장에서 도전하는 입장이 됐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플레이오프에서 포스코케미칼을 상대했다. 첫 경기에서 3(강동윤, 박하민, 허용호)-1(변상일)로 승리했다.
가장 먼저 승리한 기사는 박하민 8단(23)이다. 그는 최철한 9단(36)을 상대로 22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후 강동윤 9단(32)이 이창석 7단(25)을 상대로 161수 만에 흑 불계승을, 허영호 9단(35)이 박건호 5단(23)을 상대로 18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었다.
지난 시즌 한국물가정보를 우승으로 이끈 신민준 9단(22)은 변상일 9단(24)에게 발목이 잡히며 패배했다. 변상일은 '한국물가정보 킬러'라 불린다. 이번 승리가 한국물가정보를 상대로 거둔 10번째 연승이기 때문이다.
대국 후 인터뷰에서 박하민은 "누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최철한 기사를 상대로 자신 있게 두었다. 초반부터 유리하게 전개돼 잘 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영호는 "초반에 잘 모르는 변화가 나왔지만, 알기 쉽게 타협해 살짝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그대로 유리함을 지키는 방향으로 두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물가정보는 기세를 이었다. 다음 날 치러진 2경기도 마찬가지로 3(안정기, 강동윤, 허용호)-1(이창석)로 승리했다. 종합 전적 2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강동윤이 최철한을 상대로 21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안정기 6단(24)이 변상일을 상대로 20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그야말로 파란이었다. 변상일의 연승도 '뚝' 하고 끊어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물가정보의 허용호가 박건호를 상대로 259수 만에 흑 불계승을 따냈다.
승리는 좋았지만, 신민준의 하락세가 불안한 형세다. 신민준은 1경기에 이어 2경기에서도 패배했다. 이날은 이창석을 상대로 201수 만에 백 불계패를 당했다.
패배의 늪에 빠진 신민준을 바라보는 셀트리온은 쾌재를 부를 만하다.
다만, 강동윤과 안정기는 요주의 인물이다. 강동윤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셀트리온과의 챔피언결정전이 기대된다"며 "두 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해서 1위 자리를 빼앗긴 것 같다. 이번 승부에서는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일을 꺾으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린 안정기는 "승리를 확신했다. 1주일 잘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한국물가정보가 셀트리온을 상대로 3전 2승 1패로 승리해 창단 첫 우승을 거둔 바 있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준우승은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 각 팀에게 주어진다. 이미 두 팀은 1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챔피언결정전 결과에 따라 1억원을 더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