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LH사태로 농지법 개정 속도…진짜 농민만 논밭 소유 ‘규제 강화’

2021-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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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당국, LH 투기급 사고 치면 公기관 전체 임직원 성과급 삭감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정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농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농지소유 규제 강화와 농업법인의 불법 부동산 차단 및 투기목적 농지 취득 억제가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당국은 LH 투기와 같은 중대한 일탈 행위를 저지르면 해당 공공기관 임직원 전체의 성과급을 삭감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 전체가 직원 개인 비위에 대해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LH 임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법 투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허술한 농지법 때문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농지법 개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LH 사태 후속조치를 위한 농지 관리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농업법인의 불법 부동산 차단 및 투기목적 농지 취득 억제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농업법인의 불법 부동산업 차단 및 투기목적 농지 취득을 억제하고, 주말 체험용 농지 취득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불법 농지 취득에 대한 처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해당 농지로 인한 부당 이익을 환수하는 한편 지자체와 농지은행의 농지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농지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비농업인과 농업법인의 농지소유 규제 강화 △불법 소유·이용농지 단속 및 처벌 강화 △상속 및 이농농지 관리 강화 △전국단위 농지 전수실태조사 추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농지법 개정안이 여러 개 발의된 상태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비농업인의 농지를 모두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비농업인의 농지 중 1만㎡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하게 하는 현행 규정을 바꿔 모두 위탁하고 해당 농지는 농업인에게 임대하도록 해 양도소득세 감면 꼼수 등 비농업인의 위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비농업인이 농지 매입 후 3년간 토지를 농업 경영에 쓰지 않으면 지자체가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농지법 개정안을, 같은 당 김정호 의원은 농업인 기준을 ‘연간 농산물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이고 1년 중 12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로 강화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다만 비농업인의 토지소유 원천 차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라고 명시돼 있으나, 주말농장이나 상속‧교육 목적 등의 경우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16개에 달한다.

최 수석대변인은 “농업활성화 측면에서 비농업인의 토지 소유를 무조건 막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고위당정협의회가 2차례 정도 더 진행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계속 방법을 찾고 있는 만큼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중대사고 시 기관도 불이익을 받는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 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에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윤리경영 등에 배점을 높이는 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LH 사태와 직접 연관이 있는 윤리경영 부문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3점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개인의 중대한 일탈에 대해 기관에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느 선까지를 LH급의 중대사고로 보느냐’ 등의 객관적인 기준선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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