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일본을 거쳐 17일 방한한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對中) 견제 기조가 점차 선명해지는 가운데 일본까지 연일 호흡을 맞추며 한국 정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형국이다.
블링컨 장관의 한·일 연쇄 순방이 일찌감치 중국 견제 차원으로 풀이된 데 더해 일본 정부까지 바이든 정부의 반중(反中) 기조에 적극 동참하며 한국 정부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졌다는 얘기다.
바이든 정부와 대북정책 조율 과제까지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인 셈이다.
◆미·일 "중국, 국제사회에 도전 제기"
16일 일본 외무성과 NHK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열린 '미·일 안보협의위원회 회의(2+2 회담)'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했다.
미·일 외교·국방장관은 이날 2+2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평화 번영을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한국 간의 3자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 중국을 겨냥해 국제사회에 정치적·경제적·군사적·기술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일이 영토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에 적용된다는 점과 중국의 해경법 시행 등 해양 진출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한 강압과 불안전한 행동에 반대하기로도 약속했다.
미·일은 또한 미국의 확고한 일본 방어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벌어진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미·일이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일 계기에 중국 견제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블링컨 장관 방한을 앞둔 한국에 시선이 쏠린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17일 오후 양자회담을 하고 방한 이틀째인 18일 오전에는 '2+2(한·미 외교·국방) 회의'를 5년 만에 개최할 예정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까지 포함한 네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도 채택한다.
◆"美, '中 견제' 韓 역할 범위 확인하고 갈 것"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2+2 회의에서는 모두 중국 문제가 최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에 있어 과연 한국이 어느 정도까지 미국을 도와줄 수 있을지, 한국 역할의 범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듣게 될 것"이라며 "'쿼드(QUAD·비공식 안보협의체) 플러스'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3국 협력도 중국 견제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외교회담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반중 포위망으로 알려진 쿼드의 한국 참여 의사 등을 확인하고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가장 큰 의제는 중국"이라며 "한·미·일 3국 협력은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얘기되는 것이다. 중국 견제라는 대의제 아래에서 북한 또는 '쿼드', '쿼드플러스'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신남방정책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각자 입장에 기초해서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쿼드 참여 여부와 관련해 개방성·투명성·포용성이라는 원칙에 기반해 국익을 갖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 입장이 향후 미·일 동맹과 대비돼 한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한·미 양국 간 회담만 진행되는 게 아니고 일본을 거쳐서 오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일본과 합의한 수준의 메시지를 한국에 기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블링컨 장관 방한을 하루 앞두고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해 한국으로서는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 방한에 대해 북한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리마인드(상기)시켜주는 차원"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발표 이전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의 한·일 연쇄 순방이 일찌감치 중국 견제 차원으로 풀이된 데 더해 일본 정부까지 바이든 정부의 반중(反中) 기조에 적극 동참하며 한국 정부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졌다는 얘기다.
바이든 정부와 대북정책 조율 과제까지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인 셈이다.
16일 일본 외무성과 NHK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열린 '미·일 안보협의위원회 회의(2+2 회담)'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했다.
미·일 외교·국방장관은 이날 2+2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평화 번영을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한국 간의 3자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 중국을 겨냥해 국제사회에 정치적·경제적·군사적·기술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일이 영토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에 적용된다는 점과 중국의 해경법 시행 등 해양 진출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한 강압과 불안전한 행동에 반대하기로도 약속했다.
미·일은 또한 미국의 확고한 일본 방어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벌어진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미·일이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일 계기에 중국 견제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블링컨 장관 방한을 앞둔 한국에 시선이 쏠린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17일 오후 양자회담을 하고 방한 이틀째인 18일 오전에는 '2+2(한·미 외교·국방) 회의'를 5년 만에 개최할 예정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까지 포함한 네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도 채택한다.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2+2 회의에서는 모두 중국 문제가 최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에 있어 과연 한국이 어느 정도까지 미국을 도와줄 수 있을지, 한국 역할의 범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듣게 될 것"이라며 "'쿼드(QUAD·비공식 안보협의체) 플러스'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3국 협력도 중국 견제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외교회담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반중 포위망으로 알려진 쿼드의 한국 참여 의사 등을 확인하고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가장 큰 의제는 중국"이라며 "한·미·일 3국 협력은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얘기되는 것이다. 중국 견제라는 대의제 아래에서 북한 또는 '쿼드', '쿼드플러스'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신남방정책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각자 입장에 기초해서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쿼드 참여 여부와 관련해 개방성·투명성·포용성이라는 원칙에 기반해 국익을 갖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 입장이 향후 미·일 동맹과 대비돼 한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한·미 양국 간 회담만 진행되는 게 아니고 일본을 거쳐서 오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일본과 합의한 수준의 메시지를 한국에 기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블링컨 장관 방한을 하루 앞두고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해 한국으로서는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 방한에 대해 북한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리마인드(상기)시켜주는 차원"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발표 이전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