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쇼크, ‘SK이노·LG엔솔 싸움’ 브레이크 걸리나

2021-03-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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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향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LG엔솔, 코나EV 화재로 불편

[사진=폭스바겐 제공]

[데일리동방]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 탑재를 선포하면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영업비밀 침해 관련 싸움이 새국면을 맞았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양사 모두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LG화학이 오히려 불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파워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주력이었던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각형 배터리를 미래 통합 배터리셀로 결정했으며 이에 앞서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에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선언은 각형이 주력인 중국 CATL과 자체 투자 기업인 노쓰볼트 제품을 탑재한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폭스바겐은 중국 내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지위를 고수한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어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소송도 폭스바겐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나 ITC(국제무역위원회) 결정으로 향후 2년여 밖에 미국 조지아 공장을 가동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문제를 두고 민감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LG에너지솔루션 과도한 배터리 욕심...IPO 차질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에 심의 기간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고 SK이노베이션은 “거부권 행사 저지용 액션”이라고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소송 이후 상황은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하는 보상비용이 사실상 미국에서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SK이노베이션은 최악의 경우 10년간 미국 수출(기존 수출 제외)이 막힐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끝에선 상황으로 물러날 곳은 없다.

그러나 폭스바겐 선언은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주요 고객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나 전기차(EV) 관련 화재로 중국 시장에서도 난처해진 상황이다. 폭스바겐 환심을 사기 위해 각형 배터리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형 배터리 설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계획 중인 기업공개(IPO)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점도 상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매출규모 등과 함께 CAPA(생산능력)도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기 때문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중국 CATL과 함께 현대차 E-GMP 3차 물량 공급자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또한 중국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어 추가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 관련 극적으로 합의를 해도 중국 시장이 목표인 폭스바겐이 파우치형 배터리로 재차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을 인수해도 폭스바겐 물량을 확보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양측 공방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든 현재로선 LG에너지솔루션이 더 피해를 보는 상황이 돼 버린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폭스바겐 입장에선 중국 시장 공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소송은 공급망 우려 등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협상을 조속히 끝내려 했던 이유 중 하나가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인데 현 상황이 지속되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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