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숨고르기'…3기 신도시 취소가 '변수'

2021-03-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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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사태로 3기 신도시 취소되면...사전청약, 입주물량 감소에 전세시장 직격탄

전세 가격 연초대비 하향 조정됐지만 불안 요소 많아 전세난민 우려도

여의도에서 바라본 전경[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LH 사태로 3기 신도시 지정 취소 여론이 확산되면서 한동안 안정됐던 주택시장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사태로 3기 신도시 지정이 취소되면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언제든 매수 대기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3기 신도시 청약일정이 지연돼 공급이 밀리면 다가오는 봄 이사철과 맞물려 수요자들이 자칫 '전세난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량은 2만2939건으로 지난해 말(1만2669건)보다 81% 증가했다. 같은기간 세종시 전세물량은 531건에서 1204건으로 126.7% 늘었고, 경기도는 1만5311건에서 2만4041건으로 57% 증가했다. 아파트 전세물량은 전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13~189%까지 늘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의 전세물량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이날 기준 마포구의 전세물량은 1245건으로 지난해 말(230건)과 비교해 441.3%나 증가했다. 이어 광진구는 188건에서 602건으로 220.2%, 은평구(248건→739건)와 송파구(839건→2117건)는 각각 197.9%, 152.3%씩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도 전세물량이 각각 3144건, 2482건으로 65.1%, 71.8% 씩 증가했다. 최근 37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입주가 있었던 강동구에서도 1695건의 전세물량이 쏟아져 지난해 말 대비 31.4% 늘었다. 

전세물량이 쌓이면서 한동안 치솟았던 전세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래미안 전용 85㎡는 지난 6일 6억55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가(7억3000만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만 해도 신규임대차 거래가가 9~10억원에 달했던 단지"라면서 "물량이 쌓이면서 1~2억원 조정돼 최근에는 9억원도 힘들고 신규임대차는 8억원대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파크리오 아파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도 올 초에 비해 전세가격이 5000만~1억원가량 조정됐다. 잠실파크리오 전용 85㎡는 지난 2월 12억원선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신규 거래가 10억~11억원선으로 조정됐고, 실제로 최근 10억5000만에 거래를 마쳤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전용 77㎡ 전세가격이 5억~10억원 선에서 이달 4억~9억원선으로 1억원가량 낮아졌다.

부동산 업계에선 아직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만큼 LH 사태가 전세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3기 신도시 및 사전청약 일정 지연 등 전세난을 부추기는 불안요소가 많은 가운데 입주물량 감소도 악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7만8578가구로, 2015년 이후 6년 만에 30만 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아파트 입주 물량은 급감하는 반면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여전히 상승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쌓이면서 한동안 안정됐던 전세 시장 불안요소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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