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던 테슬라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그간 시장의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테슬라의 매력을 더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7일(이하 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함께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반도체 부족, 생산비용 증가 등이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 등 기술(성장)주로 이뤄진 나스닥지수는 1만3000선이 무너지는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다른 기술주와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전통 자동차 기업들이 연이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테슬라가 장악했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테슬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본 것이다.
세계 자동차 1위 자리를 다른 업체에 내주고, 이를 다시 찾아올 뚜렷한 전략이 없는 것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CNN은 최근 모건스탠리를 인용해 지난 2월 미국 전기차 시장 내 테슬라 점유율이 69%로 전년(81%) 대비 12%포인트(p) 줄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포드가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의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테슬라가 조만간 최근 약세에서 회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부족한 내구성에도 높은 관심을 받았던 테슬라의 전기구동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 Truck)’에 대한 최신 정보를 조만간 공개하기로 밝힌 것과 관련 테슬라의 회복을 기대라는 분석이 연이어 등장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사이버트럭에 대한 출시 예정일, 새로운 기능과 옵션 등에 대한 최신 사항이 없는가?’라는 게리 블랙 전에곤자산운용 CEO의 트윗 질문에 “2분기 중 (사이버트럭에 대한) 최신 내용에 대해 공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이버트럭은 ‘기가 텍사스’에서 생산할 예정”이라면서 “지금은 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2019년에 처음으로 공개된 제품으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아웃도어형 콘텐츠 등으로 주목을 받는다. 첫 공개 당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내구성 시험 때 방탄유리가 깨지는 해프닝이 발생했지만, 제품 공개 이후 48시간 만에 14만6000대의 예약 주문량을 기록하는 등 약한 내구성에도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한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Dan Ives) 분석가는 최근 테슬라의 추락이 일시적인 좌절에 불과하다면서 테슬라의 승리 전략은 궁극적으로 중국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는 테슬라가 ‘기가(GIGA) 상하이(上海)’ 공장에서 불과 몇 ㎞떨어진 곳에 새로운 슈퍼차저(Supercharger·전기차 급속 충전기) 공장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중국 주요 시장에서의 6000개 슈퍼차저 스테이션 설치를 목표로 세웠다고 덧붙였다.
벤징가는 “2만개 이상의 슈퍼차저를 보유한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글로벌 고속충전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슈퍼차저 설치로 중국에서의 테슬라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테슬라의 매출 성장 허브 역할을 했다는 것은 지난해 매출을 통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벤징가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글로벌 총매출액 315억4000만 달러(약 35조7821억원)의 21.11%가 중국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