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는 부친과 막내 – 장남과 큰딸로 편이 갈려 싸으고 있고,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는 조카가 숙부의 경영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족 간에 발생한 분쟁의 결과는 대부분 화해 없이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다. 경영권 분쟁에서 밀린 패자는 대부분 모든 것을 잃는다. 단순히 기업 경영권, 가족과의 관계만 잃은 것이 아니라 재계에서 사라지고 불명예만 남게되곤 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한국타이어, 금호석화 분쟁과 비슷하다. 아버지가 동생을 선택하면서 형이 반격에 나섰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에게는 4명의 아들이 있다. 그중 장남은 건강상의 문제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3남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않아 밀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신호 명예회장 2남인 강문석 전 부회장은 1987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신약개발 등에 적극 나서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0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2004년 대표이사 사장에서 해임됐다. 표면적으로는 동아쏘시오 부회장이었지만 명예직에 불과했다. 강문석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 보유지분을 확대하며 부친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강문석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후계자로 부상한 사람이 4남인 강정석 현 동아쏘시오 회장이다. 강정석 회장은 강문석 부회장이 물러난 직후(당시 전무) 동아제약 메디컬본부장에서 영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강문석 부회장과 강정석 회장은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다. 2005년 강문석 부회장의 모친인 박정재씨는 강신호 명예회장과 이혼소송을 제기한다.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박정재씨가 강문석 부회장을 몰아내고 강정석 회장을 후계자로 선임한 것에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박정재씨가 대주주였던 수석무역에 자리를 잡은 강문석 부회장은 2007년 부친보다 더 많은 지분으로 동아제약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부친 요청에 비상근 이사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친과 관계회복에 실패한 강문석 부회장은 결국 2008년 지분을 모두 털고 동아제약을 떠난다.
강문석 부회장은 2012년 회사 자금을 배임 및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선고받는다. 그리고 재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KCGI와 손잡은 조현아, 물 건너간 복귀의 꿈
대를 이어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진그룹은 첫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 나섰지만 사실상 패했다.
KCGI가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나서면서 조 전 부사장은 반도그룹과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3자연합은 지난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지만 공시 실수 등의 이유로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활용하지 못했고, 국민연금 등이 조원태 회장 편에 서면서 패했다.
3자연합은 조원태 회장 측보다 지분을 더 확보해 당초 올해 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넘기기 위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지분을 투입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지분 싸움에서도 밀린 3자 연합은 연합전선이 무너졌고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
모친과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 편에 선 것과 달리 대립각을 세운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 종결로 결국 오갈 곳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