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전쟁, 승자의 저주 패자의 눈물] ①정몽구・조정호, 과거 분쟁에 밀렸지만 현재는 홀로 승승장구

2021-02-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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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업황 불안한 자동차로 분사해 재계 2위로 키워

조정호, 불명예 퇴장한 형들과 달리 금융지주로 존재감 뽑내

[데일리동방] 기업 승계를 놓고 벌이는 가족 간 경쟁을 재계에서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는 부친과 막내 – 장남과 큰딸로 편이 갈려 싸으고 있고,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는 조카가 숙부의 경영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족 간에 발생한 분쟁의 결과는 대부분 화해 없이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다. 대부분 분쟁이 그렇듯 형제간 분쟁에서도 패한 쪽은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분쟁에서는 패자(敗者)가 됐지만, 시간이 지난 후 오히려 더 승승장구해 동종업종 패자(霸者)가 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동생에 밀려 분사한 현대차 정몽구,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다

가족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대표적인 곳이 옛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0년 정몽구 현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갈등이 대두됐다. 당시 두 사람은 현대그룹 공동 회장을 맡고 있었다.

정몽구 회장은 당시 현대증권을 맡고 있던 이익치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를 발표한다. 그러나 정몽헌 회장이 이 인사를 보류시키고, 정몽구 회장을 공동회장직에서 박탈시켰다.

결국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현대차서비스 등 자동차 계열사로 독립하게 된다. 당시 자동차산업은 업황이 불안하고, 현대그룹의 정통성은 현대건설에 있었기 때문에 정몽구 회장은 경영권 분쟁 패자로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20여년 전과 전혀 다르다. 정몽헌 회장이 맡게 된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 현재건설,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가 연이어 부도를 내고 채권단에 넘어간다. 또 대북 비밀송금 사건이 터지면서 정몽헌 회장은 검찰 수사 중 현대 계동 사옥에서 투신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안정적 성장을 하면서 현재는 삼성에 이은 재계 2위 그룹으로 부상했다. 또한 범(凡)현대그룹의 사장인 현대건설도 현대그룹을 제치고 가져왔다.

[사진=메리츠금융그룹]


◆편 갈라 싸운 4형제, 조정호 메리츠 회장만 쫓겨나지 않았다

형제간 갈등으로 갈라선 또 하나의 그룹이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은 창업주 조중훈 회장 타계 후 재산을 놓고 첫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3남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2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간 분쟁이 시작됐다.

첫째와 셋째, 둘째와 넷째로 나눠진 한진가 형제들은 조중훈 회장 기념관 설립 문제, 정석기업 지분 문제 등 그룹의 사업권, 재산 등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소송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정호 회장은 대부분 패소했고 형제 사이도 완전히 틀어졌다. 대한항공은 메리츠화재와 맺었던 보험계약도 모두 타 보험사로 옮겼다.

심지어 지난 2016년 모친 김정일 여사가 별세했을 때 이들 형제는 조문객을 각각 따로 맞이했다.

현재 4형제 중 굳건히 분리한 기업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사람은 조정호 회장뿐이다.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와해됐고, 조양호 회장은 타계 전 갑질 등의 문제로 이사진에서 쫓겨났다.

조정호 회장이 물려받은 메리츠금융은 분할 당시 총자산이 3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60조원이 넘는 대형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로 거듭나는 등 조정호 회장의 존재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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