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년째 해킹으로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현금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탈취한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꿔 북한으로 가져가려면 우회 경로가 필요한 데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지난 19일 개최한 북한 관련 화상토론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토론회를 통해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갈취한 가상화폐 중 여전히 많은 양이 아직 현금화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화폐를 우회적으로 현금화해 실제로 북한 내부로 들여가기는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불법 해킹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WB) 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북한의 불법 해킹은 현금 확보를 위해 남은 '유일한 자금줄'"이라며 "북한이 계속 해킹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사이버 보안 전문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최근 발간한 ‘2021 세계 위협 보고서’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금전 탈취를 북한 해킹그룹의 최근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해킹에 대비해 사이버 안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안보부(DHS)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해킹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17일 전 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리고 요구한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를 기소했다. 2017년 5월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를 만들어 은행과 가상화폐거래소를 광범위하게 해킹했다는 게 미 당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