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성폭행'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2심도 집행유예

2021-02-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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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죄질 나쁘나 고령·피해자들 합의 고려"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사도우미와 비서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77)이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1-1부(김재영·송혜영·조중래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피감독자 간음·강제추행·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과 동일한 형량이다.
1심처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5년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위를 이용해 본인 지시를 따르는 가사도우미나 비서를 강제 추행하고 간음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범행 뒤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수사에 불응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고령이고 피해자들과 원만하게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DB그룹 창업주인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 사이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본인 별장에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2017년 2~7월에는 비서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2017년 7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그는 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그해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귀국하지 않고 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미국에 머물렀다.

사실상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김 전 회장은 경찰이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내리자 2019년 10월 22일 귀국했다. 출국 2년 3개월 만이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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