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경찰, 왜 '아웅산 수치' 기소했나…구금은 언제까지?

2021-02-04 08:28
  • 글자크기 설정

수치 고문,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15일까지 구금

'뷸법수입 워키토키 소지'…유죄 확정 시 3년 이하 징역

2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시청 청사를 군인들이 경비하고 있다. 전날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고위 정부 인사들을 구금한 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사진=AFP·연합뉴스]



미얀마 경찰이 현재 군부에 의해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기소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3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얀마 경찰을 이날 수치 고문을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의 구금 기간이 오는 15일까지 연장됐다.

경찰은 수치 고문이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walkie-talkies·휴대용 소형 무선송수신기)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해 수출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기소했다. 경찰의 기소로 법원은 수치 고문을 합법적으로 오는 15일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AFP통신은 직인이 찍힌 경찰 서류를 인용해 민 아훙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부하들이 지난 1일 오전 6시 30분경 수치 고문 자택을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10개 이상의 워키토키와 다른 통신 장치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치 토 NLD 대변인에 따르면 수치 고문의 수출입법 위반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을 처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미얀마 군부의 이번 기소가 수치 고문의 정치권 복귀를 막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치 고문의 유죄가 확정되면 군부가 1년간 비상사태 이후 총선을 재실시할 때 수치 고문이 감옥에 있어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의 중앙여성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표시로 방호복에 빨간 리본을 단 채 같은 리본이 그려진 종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미얀마 의료인들은 이날부터 쿠데타 항의 차원에서 근무 거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사진=EPA·연합뉴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실패를 위해 국제사회의 압박을 결집하겠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쿠데타를 무산시킬 만큼 미얀마에 충분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국제사회 및 모든 주요 관계자를 결집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부가 쿠데타로 구금된 모든 인사를 석방하고, 헌법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얀마 시민들도 수치 고문 등 문민정부 인사 석방을 촉구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소음으로 악귀를 물리친다’는 미얀마 문화에 맞춰 반(反) 군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 양곤 시민들은 전날 오후 8시경 거리로 나와 자동차 경적으로 울리고, 냄비·깡통 등을 두들기는 방식으로 군부 쿠데타에 대한 항의의 뜻을 드러냈다.

‘양곤 청년 네트워크’ 민주주의 단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움직였고, 의료진들은 NLD의 상징인 빨간색 리본을 옷 위에 달며 불복종 시위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등장하는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