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ESG경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800억원 규모의 ESG채권 발행, 해상풍력 투자 등을 공표한 이 회장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의 ESG경영을 교훈 삼으면서도, 세아그룹만의 친환경 신사업발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회장은 섬세함과 신중함을 갖췄으면서도 한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확실히 밀어붙이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경영자부터 바른 판단을 하고 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강건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해온 그는 ESG경영에 있어서도 '신중함과 직관력을 갖춘 리더'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철강위원회는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의 주요 철강사들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모여 탄소중립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이 회장에게 이번 모임은 특별하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지난해부터 ESG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세아그룹의 ESG경영도 올해부터 본궤도에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업트렌드 주시하며 꾸준한 시장모색"...해상풍력 사업 선두기업으로
이 회장은 "오는 3월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위한 ESG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며 "(포스코나 현대제철처럼) 다른 철강사들이 어떤 전략을 얘기하고 이뤄내는지도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2017년부터 글로벌 주요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기초구조물 부품 공급사로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해상풍력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통해 세아제강은 국내 최초로 유럽향(向)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에 자켓(Jacket), 플로팅(Floating)용 강관을 납품하는 회사가 됐다. 지난해에는 대만향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도 국내 철강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핀파일(Pin Pile)용 강관과 핀파일 완제품을 납품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 및 납품 현황은 10건 이상으로 국내 기업 중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의 경우 2017년부터 글로벌 풍력프로젝트 공급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2023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영국 현지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모노파일)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아베스틸 또한 글로벌 풍력발전 프로젝트 소재용 특수강 공급 등의 레퍼런스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아그룹은 지난해 9월 순천에 위치한 신텍의 공장부지 및 건물, 기계장치 등 자산 일체를 1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해상풍력 자켓용 핀파일 공장 증설을 시작했다. 같은 달 영국 정부와는 현지에 연산 16만톤(t) 규모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조공장을 구축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사는 산업 환경 트렌드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과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니즈가 확산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수년 전부터 해당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현대제철 이은 'ESG채권' 발행..."해상풍력 경쟁력 높인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이 회장은 해상풍력 사업 확대를 위한 ESG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녹색채권’으로 발행될 예정인 세아그룹의 ESG채권은 흥행 여부에 따라 600억원에서 최대 800억원 규모로 발행된다.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 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달 말까지 수요예측을 마치고 3월 4일에는 발행을 한다는 방침이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해상풍력 관련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 구매 등 운전자금 및 설비투자에 사용된다.
이 회장은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사업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및 설비투자 자금 확보 차원에서 녹색채권 발행을 검토하게 됐다”며 “금번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해상풍력사업 분야의 리딩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鐵처럼 굳건하게, 그러나 모든 영역에서 창조적으로"
이 회장이 바라는 올해의 세아그룹은 1등을 추구하는 회사다.
“1등 기업에 불황은 없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최고를 지향하는 도전정신과 뜨거운 열정은 우리 세아가 100년 기업으로 향하는 가능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급변하는 산업계의 흐름 속에서 "세아그룹은 철강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지속 가능한 세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남다른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발휘해 모든 영역에서 창조적 혁신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나버리지만 만인(萬人)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세아인(人) 모두가 바라고 노력한다면 상상하는 것 이상의 큰일을 이뤄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