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예산조정권' 발동 초읽기...'바이든표 부양책' 민주 단독 처리하나

미국 민주당이 상원에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예산 조정 과정'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구조 계획'은 의회에서 야당인 공화당을 배제하고 빠르게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사진=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더힐 등 외신은 이날 미국 상원이 야당인 공화당의 표결 참여 없이도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예산조정'(Reconciliation) 과정의 첫 걸음을 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2021회계연도 미국 연방정부 예산법안 결의안(HB1368)을 제출했고, 2일 하원은 이를 61대 36으로 통과시켰다.

 

이후 상원으로 송부된 법안은 2일 상원 회의에서도 50대 49로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는 공화당 소속 팻투미 상원의원이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900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인 '미국 구조 계획'을 포함한 22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 승인 논의를 의회가 개시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대비해 여당의 단독 과반 처리 권한을 부여하는 '예산조정 권한'까지도 도입했기에, 발의 시점부터 상원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2일 저녁 HB1368의 상원 표결을 앞두고 존 맨친 상원의원 등 민주당 중도파(청견연합) 세력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결과적으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미국 상·하원의회는 본격적으로 제6차 경기부양책 논의에 돌입하며, 향후 상원에선 법안 통과 요건인 '정원 100명 중 60명 찬성'을 충족하지 못해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을 포함한 과반 이상(51표) 찬성' 만으로 법안을 승인할 수 있다.

 

현재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50석을 차지해 동수를 이룬 상태며, 해리스 부통령이 향후 해당 결의안에 따라 예산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여당의 단독 표결을 진행할 수 있다.

 

더힐은 오는 3일 하원이 경기부양법안 승인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상원에서도 빠르면 이번 주(1~7일) 중 예산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예산조정권 발동 권한을 부여한 해당 결의안에도 상원이 이를 발효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전날 공화당 소속 중도파 의원 10명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후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 의원은 부양책 규모를 6000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하자는 수정안을 제안한 후 거절당했지만, 향후 협상 추이에 따라 이들이 부양책 찬성 투표에 동참할 경우 상원 표결에서 '60명 찬성' 통과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경우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는 경우다.

 

예산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의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된 야당인 공화당이 크게 반발하며 향후 바이든 정권이 임기 초부터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10명과 면담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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