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의 음주 논란이 불거진지 하루도 안 돼 이례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부 총장의 음주 논란이 불거진 날이 서해 최북단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고속함 간부가 야간 임무 수행 중 실종된 지난 8일로 특정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방부가 현재까지 취합된 정황을 분석한 결과, 부 총장이 징계 대상에 포섭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음주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에 신속히 해명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감사관을 투입해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상황 조치에 유리하다고 결론 내렸다는 의미다.
부 총장 음주 논란의 쟁점은 △고속함 간부 실종 당일 운영된 긴급조치반에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해야하는 의무가 있는지 △새로 바뀐 참모 중 3명과 저녁을 하며 술을 마셨을 때,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했는지 등이다.
해군 측은 부 총장이 긴급조치반에 반드시 참석해야하는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당일 저녁 자리에서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준수됐으며, 부 총장 포함 3명이 식사해 5명 이상 집합 금지 원칙도 따랐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부 총장이 저녁 식사 중 상황 보고를 받은 것이 아니라, 저녁 식사 자리가 끝난 뒤 군 간부 실종 보고를 받았다"며 "참모차장이 긴급조치반에 참석했고, 부 총장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를 했다"고 전했다.
해군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감사를 해도 부 총장의 추가 비위(非違)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징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서욱 장관은 9일 새벽에도 합동참모본부로 나와 실종 및 구조 작업 등에 대한 상황을 보고 받고 관련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도의적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지난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야간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함정 승조원 1명이 실종됐다가 다음날 숨진채 발견됐다. 숨진 승조원이 실종될 당시 인근 해상에는 눈이 내리고 흐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며, 파고도 2.5m 내외로 높은 편이었다. 더욱이 눈이 내리면서 함정 갑판이 미끄러워 실족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