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일제히 부동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서울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후보들은 제각기 부동산 공약을 1호로 내세우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3명의 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하며 주로 정비사업 이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 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펼치며 이곳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했으나,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엔 관련 사업이 정체됐다. 이와 더불어 그는 서울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이날 재건축·재개발이 지지부진한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는 출마 선언 후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금천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찾은 데 이어진 행보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 차단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범야권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며 부동산대책을 공약 첫머리에 올렸다. 그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됐던 30·40, 50·60 세대를 위한 주택 공급과 민간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까지 여권에서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우 의원의 1호 공약 역시 '부동산'이다. 그는 ‘공공주택 16만 호 공급’을 내세우며 재개발 허용을 통한 도시재생과 35층 층고제한의 유연한 적용 등을 담은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곧 출마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면서 그가 내세울 부동산 공약에 눈길이 쏠린다.
후보들의 잇딴 공세에 서울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07%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해 7·10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둘째 주(0.09%)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주 서울 강남권은 압구정·반포동 등 재건축 진척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 폭이 확대돼 눈길을 끈다.
강남 4구의 경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송파구(0.11→0.14%)는 잠실동 재건축 추진 단지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오금동 아파트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09→0.10%)는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압구정동 아파트 위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