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해제를 위한 실무교섭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호적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를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지난 10일 이란에 도착하기 이전에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 바깥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앞서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직후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급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5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면담 등 계기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선박 억류사건 대응 과정에서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의견 조율을 통해 대응 방안을 수립·시행해오고 있다"면서도 "다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원유수출대금으로 이란의 유엔(국제연합) 분담금을 납부하는 방안을 이란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이란 측으로부터 (유엔 분담금을 한국 내 동결자금으로 내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 국내 관계부처, 기관, 유엔 등과 가능한 방안이 있을지 협의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의 관련 협의 계획에 대해서는 "선박 억류와는 별개로, 동결 자금 문제를 협의하며 필요한 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행정부 교체시기인 만큼 구체적인 소통 방식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설명할 내용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이란의 밀린 유엔 회비를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자산으로 내는 방법을 유엔에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올해 미국의 제재로 송금 통로가 막혀 유엔 측과 분담금 납부 방법을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회비 납부 방법에 대한 이란의 최근 제안은 한국에 동결된 우리의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었다"라며 "이 방법으로 유엔 분담금을 내기 위해 협상,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