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수소 굴기' 중국에 다시 미래 건다

2021-01-0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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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건설 추진... 정부도 기술 수출 승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산업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낸다. 중국 정부의 수소산업 정책에 발맞춰 공장 설립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양국 수소산업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어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수출을 승인하기로 의결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신설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산업부에 기술 수출 승인 신청을 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해 수출하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수출을 승인한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일본 도요타는 4년 전인 2017년 장쑤성에 이미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지난해 6월 광저우 자동차그룹 등과 연구개발 합자회사도 설립했다. 캐나다 발라드, 독일 보쉬, 미국 누베라 등 글로벌 연료전지 업체들 역시 현지 생산공장과 기술연구소,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친환경차 시장을 연간 2000만대 이상으로 키울 예정이다. 특히 수소전기차 보급량의 경우 2035년까지 100만대로 늘린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수소전기차 판매를 위해서는 현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과거 수소전기차 보조금을 전기차 보조금과 마찬가지로 일반 소비자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핵심 지자체에 일정한 보조금을 나눠주고,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차량 보조금 지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광저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신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의 최종 승인이 완료되면 실질적인 현지 공장 건설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를 론칭한 바 있다. 2030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현실화되면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차는 ‘넥쏘’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총 6664대가 판매됐으며, 현대차는 이 중 4917대를 팔아 점유율 73.8%를 나타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1.3%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를 비롯한 글로벌 수소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신속하게 지원에 나선 이유로, 현대차그룹도 이에 부응해 투자와 기술 확보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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