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흥행수익이 200억 위안(약 3조33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를 통째로 날린 걸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하반기 개봉한 일명 ‘애국주의 영화’들이 뒷심을 발휘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30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 박스오피스는 29일 오후 기준 196억2600만 위안을 기록하며 200억 위안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0년이 마무리될 때까지 단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1월 1일 새해를 앞두고 개봉하는 대작들 인기에 힘입어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파장으로 올해 상반기 중국 극장가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대목을 놓친 것은 물론이고, 장기간 이어진 영업 중단으로 박스오피스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었다.
그러나 영업을 재개하자마자 흥행가도를 달리던 중국 영화시장은 일찍이 지난 10월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등극했다. 17일 중국의 연간 영화 흥행 수익이 총 19억3000만 달러(약 2조2117억원)로 같은 기간 코로나19 타격으로 부진했던 북미지역의 18억25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중국의 영화시장 규모가 미국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중국 극장가의 부활을 이끈 건 항일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팔백(八佰·바바이)’이다. 지난 8월 개봉한 팔백은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2억 위안을 기록해 올해 전 세계 영화 중 첫날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영화시장의 대표 흥행 키워드인 애국주의를 내세운 팔백은 첫날의 인기를 장기간 이어가며 31억1300만 위안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과 더불어 올해 세계 최고 흥행 성적에 해당된다.
팔백의 뒤를 이어 국경절 연휴 개봉한 영화들도 줄줄이 흥행을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아화아적고향(我和我的家鄉·나와 나의 고향)’이 올해 누적 수익 28억2400만 위안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뒤를 애니메이션 영화 ‘강자아(姜子牙·강태공)’가 이었다. 강자아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16억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