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북한 남성에 월책을 허용한 육군 22사단 '먹통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사건을 계기로 상단 감지 유발기 교체와 무인경계장비 개발을 추진한다.
새롭게 상단 감지 유발기를 교체해 강한 바람 등에 철책 센서가 오작동되는 것을 막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맹점으로 지적받는 지형 장애물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지상감시센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청장 왕정홍)은 이미 무인지상감시센서 시험 제작에 착수한 상황이다.
지진동(地震動)센서와 적외선센서가 적 침입을 감지하면 단말기에 경보가 울린다. 그러면 운용병이 영상센서로 해당 지점을 확인한 뒤 상황을 지휘부에 전달한다.
과학화경계시스템과 열상감시장비(TODⅢ)는 철책 등에 고정돼있는 반면 무인지상감시센서는 감시가 필요한 곳으로 옮겨 설치하는 이동식이다.
◆GOP 경계시스템 작동오류·고장 5년간 2749건
현재 GOP 과학화경계시스템은 '상설 고장시스템'이란 오명을 얻고 있다. 지난달 3일 북한 남성 A씨가 육군 22사단 GOP 철책을 넘는 순간에도 먹통이 됐다. 2011∼2019년 첨단 경계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약 2427억 원을 들여 휴전선 155마일 전방부대에 설치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결정적 순간에 제구실을 못했다. 지난 2012년 이른바 ‘노크 귀순’ 때와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
지난해 전방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졌을 때, 군 당국은 감염된 북한 멧돼지가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뚫고 남으로 넘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양측이 GP(감시소초)에서 철수하기로 했을 때도 군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으로 감시·경계 공백을 메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육군 22사단 월책 허용 사건을 계기로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개발, 배치될 무인지상감시센서 역시 잦은 오류와 고장률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해도, 결국 대응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월책 사건처럼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새로운 경계 시스템도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