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반발에 한발 뺀 與, "세제‧금융지원" 검토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쏘아올린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이 실제로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대인에게 무리한 요구를 강요할 수 있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정은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세제‧금융지원에 추가 대책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집합금지 명령 등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

포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영업이 제한 또는 금지되는 경우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면서 “착한 임대인 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정책자금 지원, 코로나로 인한 영업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와 금융 지원 확대 노력을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슈가 된 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임대료 멈춤법)’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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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멈춤법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차임에 관한 특례’를 두고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합금지 및 집합제한 조치가 취해졌을 경우,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차임 등을 청구할 수 없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집합제한 업종의 경우 차임 등의 2분의 1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문구도 담겨 있다.

결국 임대인이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유재산 침해 소지에 따른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또 임차인이라고 모두가 어려운 약자로 보기 어렵고, 임대인 역시 임대료를 받지 못할 경우 생활이 불가한 경우가 있는 만큼 ‘강자’와 ‘약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의 법안은 위헌소지가 있기 때문에 통과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 해당 법안은 강제성이 낮아 (임대인) 스스로 임대료를 낮추지 않으면 실효성도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기존에 지원하고 있는 세액공제와 고용유지지원금‧재난지원금에 플러스 알파 지원을 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정부와 여러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논의해 연말이 가기 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앞서 국회가 깎은 임대료의 절반(50%)만큼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내년 6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 2일 통과시킨 만큼 보완 논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임대인에게 추가 세제혜택과 금융비용 인하 등을 지원해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과 함께 해외 사례를 참고해 도입할 만한 사례를 발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현금으로 임대료를 지원하자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론도 호의적인 편이다. 리얼미터가 전날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오차범위 95%, 신뢰수준 ±4.4%포인트·자세한 내용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에게 ‘임대료 인하·정지’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72.9%가 “공감한다”고 답했으나, 공정 임대료 방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9.3%가 강제가 아닌 ‘민간 자율’을 택했다.

야당 역시 ‘강제 조항’이 아닌 추가 지원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임대료 멈춤법에 대해 “정부가 민간 경제의 가격 결정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