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에 도전 말라"...美공화당도 패배 승복, 트럼프 '백악관 퇴장' 압박

2020-12-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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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코널, 대선 한 달 반만에 "바이든 '당선자' 축하"

조지아 상원 선거 염두 '결과 이의제기 그만' 엄포

트럼프는 선거인단 패배 언급없이 불복 행보 계속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따라 미국 공화당도 한 달 반 만에 대선 패배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불호령까지 내려 백악관을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패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CNN과 더힐 등 외신은 이날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본회의 중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권력 서열 1위로 당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매코널 대표는 지난달 3일 대선일 이후 처음으로 바이든 당선자의 선거 승리를 인정했다. 그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소송전을 '법적 선택권'이라고 두둔하고 바이든을 지칭할 때도 당선자(the President-elect)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날 매코널 대표는 "선거인단이 결정했기에(The Electoral College has spoken), 오늘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에 축하를 보낸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에게도 "미국인들은 첫 여성 부통령의 존재에 자부심을 품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전날인 14일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DC는 지난 3일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했고, 바이든은 이변 없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당선을 공식화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매코널 대표는 당 내부에도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엄포를 내렸다. 특히, 내년 1월6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의회가 선거 결과를 인증할 때 반대표를 던지지 말 것까지도 강조했다.

매코널 대표는 의원들과의 비공개 통화에서 합동 회의 때 이의를 제기해도 표결이 부결할 뿐 아니라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항명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며 "끔찍한 투표"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상원 지도부인 존 튠 원내총무와 로이 블런트 의원도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선거법에 따라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날 의회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선거 결과를 인증하지 않는 것 뿐이다.

실제 공화당 강경파인 모 브룩스 하원의원은 전날 의회 인증 과정에서 일부 경합주에 대해 선거인단 투표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날 매코넬의 지시 이후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다만, 매코넬 의원의 이와 같은 행보는 다음 달 5일 상원의원 2석이 걸려있는 조지아주 결선투표를 겨냥해 공화당에 대한 반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풀이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이어가며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와 국무장관까지 맹공하는 것이 오히려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이 아닌 투표 포기를 불어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공화당의 바이든 당선 축하 행보로 선거 패배 승복 압박이 더욱 거세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불복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에서없이 "선거 사기에 대한 엄청난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미시간주의 개표기 오작동률 등 선거 사기에 대한 허위 주장을 이어갔다.

다만,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AP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과가 끝나고도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선거인단 투표 집계를 확인하면서 측근들과 공화당 인사들과 통화했다"면서 "TV에서 방송사들이 자신의 불복 선언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것에 불평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에서 패배한다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악시오스는 백악관 측근들의 증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 선언이나 대선 승복 없이 성탄절 전후 백악관을 떠나 내년 1월20일 취임식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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