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 기업들이 디지털 비즈니스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사업모델의 재설계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선도 기업들에 비해 덜 가진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는 미국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IT시장조사기업 IDC가 작년말부터 올해 7월까지 진행한 연구 '아태지역 비즈니스 회복탄력성과 경제회복의 기반, 혁신문화의 배경'에 포함된 기업 의사결정권자 대상 설문조사 내용의 일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는 한국과 아태지역 다수 기업들의 혁신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또 한국 기업과 아태지역 혁신 선도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디지털화하는 속도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기업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기업의 혁신문화 성숙도는 한국 기업의 경우 12%, 아태지역은 11% 증가했다. 또 한국 기업 62%, 아태지역의 '선도자' 그룹 기업 87%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디지털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비즈니스의 중요도가 높아진 가운데, 조사 결과 한국 기업들과 아태지역 선도자 그룹 기업들의 전체 매출 대비 디지털 비즈니스 관련 매출 비중은 모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기업 응답자가 밝힌 전체 매출 대비 디지털 제품·서비스, 디지털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비중은 작년 기준 40%였다. 이 비중은 3년뒤 9%p 증가해 49%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태지역 선도자 그룹 기업들은 한국 전체 기업들보다 디지털 매출 비중이 더 높고, 예상 증가 폭도 컸다. 이들의 작년 기준 디지털 매출 비중은 48%였고, 이들이 예상하는 3년 뒤 매출 비중은 10%p 증가한 58%였다.
코로나19 이전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 운영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경각심도 한국 기업과 아태지역 선도자 그룹 기업 사이에 편차가 있었다. 대체로 한국 기업들이 아태 선도자 기업 대비 비즈니스 모델 재설계의 시급성 인식이 낮았다.
아태 선도자 기업 중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5년 이내에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본 비중은 45.4%에 달했는데 한국 기업의 이 응답 비중은 그 절반 수준인 23.6%에 그쳤다. 또 "현재 모델이 5년간은 괜찮겠지만 10년 후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에서도 아태 선도자 기업 응답 비중은 40.4%에 달했는데 한국은 30.0%에 머물렀다.
아태 선도자 기업의 "현재 모델이 향후 10년간 변할 것 같지 않다"는 응답 비중은 6.9%, 한국 기업의 같은 응답 비중은 23.6%였다. 아예 "현재 모델이 얼마나 오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 비중도 아태 선도자 기업은 7.7%였는데 한국 기업은 22.7%로 작지 않았다.
전반적인 인식 측면에서는 아태 선도자 그룹 대비 한국 기업들이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는 이를 겪은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 회복탄력성 및 혁신문화에 일정 수준 자극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MS와 IDC는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귀사의 비즈니스 및 운영 모델에 대한 변화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물음을 통해, 지난 3개월간 기업들이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을 개선하고 신속한 회복을 하기 위해 수행한 활동을 물었다.
아태 선도자 그룹 기업들의 주요 3대 전략은 첫째, 조직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모델을 모색한 것, 둘째, 원격 근무가 새로운 규범이 되면서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한 것, 셋째, 제품·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수행한 것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첫째, 새로운 규범이 된 원격 근무에 맞춰 새 업무 방식을 도입했다. 둘째, 새로운 환경에서 직원의 성과 고도화를 위해 직무교육·재교육을 수행했다. 셋째, 기업 비전, 명확한 방향성, 민첩한 의사결정 등의 리더십을 강화했다.
위기 상황에 빠른 회복을 위해 향후 12개월간 주력할 분야에 대해 묻자, 아태 선도자 그룹은 기술 구현, 직원 교육, 원격근무를 꼽았다. 한국 기업들은 기업 비전과 빠른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새 파트너십·공급망 다변화 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