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여행객이나 타지역을 방문하고 온 도민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코로나19)가 속출하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입도객 전원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내 발생 확진자 대부분이 여행객이나 타지역을 방문하고 온 도민"이라며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입도객에 대한 진단검사 의무화 방안이나 이들에 대한 진단검사 지원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제주 여행객과 도 외 방문자로 인한 확진자 발생으로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18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 여행객과 타지역 방문자들로 인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도민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확진자는 지난 2일 제주를 방문한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고양시 확진자는 지난 5일 일행 두명과 1박2일 동안 제주도에 머무른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하남시 확진자는 지난 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여행한 뒤 8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행 8명 중 가족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현재 제주도 누적확진자는 129명이다. 상당수가 일반음식점과 대중교통에서 감염됐다.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 대상자는 499명이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해외여행 대안지로 손꼽히며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9월26일~10월3일 25만3776명)와 한글날 연휴(10월8~10일 11만126명) 기간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여름 성수기에 버금가는 수십만명에 달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논의가 오가던 11월에도 제주 내국인 관광객 수는 22일 기준 88만81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88만426명보다 0.9% 많은 수준이다.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당부에도 제주도 여행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제주도 최고 맛집으로 꼽히는 한 돈까스 식당 방문 후기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상당수가 "줄서는데 3시간 기본 연돈 운 좋게 성공", "텐트 대여 업체에서 핫팩도 준다", " 9시쯤 도착했는데 대기표를 받아 저녁 6시 타임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고 인증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80명 늘어 누적 4만436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