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채널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 이번 거리두기 강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온·오프라인 업체 간 희비(喜悲)는 더욱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집객을 기반으로 하는 오프라인 업계의 경우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게 됐다.
7일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에 따라 소비자들의 온라인 채널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이들 업체의 경쟁력도 더욱 공고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 교수는 "반면 오프라인 채널은 모처럼 이번 연말을 맞이해 집객 효과를 높이고 크리스마스 특수 등을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셧다운으로 이 같은 노력도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사실상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오프라인 업체들은 최대한의 가용 자원을 활용해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감안한 전면적인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영업시간 제한 페널티 주어진 오프라인 채널…온라인 고객 유입 확대 총력
서울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긴급조치로 지난 주말부터 오후 9시부터 문을 닫은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타격을 받았다. 정부가 대형마트와 SSM 영업시간에 제한을 둔 건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영업시간이 2시간 줄면서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기존 매장은 오후 11~12시까지 운영했다. 그동안은 생필품 수요를 고려해 유통 업체 영업시간에는 손대지 않았다.
백화점은 원래 영업시간이 9시까지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인한 방문 고객 감소는 불가피하다.
롯데마트는 지난 주말인 28~29일보다 5~6일인 이번 주 매출이 1.5%가량 떨어졌다. 이마트는 침체 분위기 속에 전주 주말(28~29일) 대비 이번 주말(5~6일) 집밥 식재료 위주 매출 변동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채소 21.9% △축산 18% △델리 13% △냉장·냉동·통조림 가공식품 11.3% 등이다.
마트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도, 온라인으로 고객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을 적극 활용한다. SSG닷컴은 일평균 처리 물량 13만건 가운데 40%에 달하는 5만2000건을 이마트 PP센터에서 처리하고 있다.
PP센터 온라인 주문 고객이 늘어나는 것을 대비해 탄력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신선·가공식품 위주로 고객의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하여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영업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매출 손실분을 온라인 영업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시키고자 온라인상에서의 대형 행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 전통적 대목 4분기에 거리두기 직격탄 맞은 패션가…겨울 추위와 온라인에 사활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패션 업계의 속도 편치 못하다. 1~3분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최대 성수기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패션 업계에 있어 4분기는 1년 매출의 70%가량이 발생하는 대목으로 통한다.
이에 업계는 겨울 추위와 온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겨울 의류 판매는 날씨 영향이 큰데 올해 추위가 일찍 시작한데다 작년보다 더 추울 것이란 관측이 있다. 1년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며 온라인이 주력 채널로 자리 잡았다"며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온라인 몰을 강화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라인을 론칭해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패션 업계의 온라인 성적표는 초록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패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4조307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늘었다. 한섬의 더한섬닷컴은 지난 9월까지 누적 매출 125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의 매출 목표 1000억원을 지난 10월 일찌감치 달성했다.
◆ 외식 업계는 울상…식품 업계는 내식 수요 증가로 표정 관리
외식 업계는 울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음식점은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카페에서도 매장 내 식사가 금지된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외식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은 외식업계의 대목이다.
커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주요 커피 전문점의 수도권 지역 매출은 1주일 전 대비 30~50% 줄었다.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과 뷔페 등 음식점의 예약 건수와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는 이달 말 26년 만에 국내에서 철수한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연말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이후 수도권의 경우 주말 예약률이 크게 떨어졌고 손님이 없는 매장도 있었다"며 "매출이 발생은 하고 있지만 이 상태로 유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식품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표정 관리 중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11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라면과 가정간편식 판매는 전월 동기 대비 각각 52%, 59%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쿠킹믹스'는 올해 11월 4주차까지 누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또 농심 라면 너구리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한 1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