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산은, 한진칼 5000억 투입 내년 초로 미뤄야"

2020-12-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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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내년 3월 대한항공 유증까지 대금 용처 無"

산은 인수속도 의지…"항공업 구조 개편 큰 탄력"

자료사진.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데일리동방] 경제개혁연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과정에서 아시아나측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 시기를 내년 초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2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5000억원을 한진칼에 납입 예정인 것을 두고 자칫 경영권 개입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산업은행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면 유상증자 참여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과 관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강성부펀드) 측 사이에서 벌이는 경영권 분쟁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시기상 급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굳이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올해 말 이전에 추진해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약 10%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마무리해야 하는 지원 거래는 12월 29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사모전환사채 3000억원 취득 이외에는 없고, 이 자금은 한진칼이 3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해 얼마든지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측은 이날 예정된 산은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내년 3월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까지 아무런 사용처가 없다며 재차 증자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산은은 전날 KCGI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두고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산은은 법원 판단에 대해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에 큰 탄력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걸림돌을 넘은 만큼 향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안이 무산될 정도의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양사의 완전 통합까지는 노조 갈등과 자금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인 것에는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역시 법적 부담을 덜어내 구상한 시나리오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계약금 지급일,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정해졌기 때문에 인수 일정이 앞당겨지지는 않겠지만,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은이 한진칼에 5000억원을 납입하면 한진칼은 다음날인 3일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 한진칼은 즉시 산은으로부터 투자받은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또 대한항공은 오는 4일 아시아나항공에 인수 계약금 3000억원을 예치하고, 이달 말 3000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전환사채를 취득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 4000억원을 지급한다. 유상증자로 한진칼에서 조달한 8000억원을 신주로 상환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6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앞서 산은과의 협의에 따라 인수 절차가 본궤도에 오르면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한국공항 고문은 항공 계열사 경영에서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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