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할 것 없었을 뿐"...반성없는 세월호 특조위 방해사건 주범

2020-12-0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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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환 전 부위원장, 법정에서 주장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대환 전 부위원장이 세월호 참사 관련 "침몰·구조과정 관련 민·형사 판결이 나왔고 이미 여러 차례 (조사위가) 설치돼 더 밝혀질 게 없다는 걸 냉정히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9인에 대한 1차 공판기일에서 모두진술 기회를 얻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추천으로 특조위 부위원장을 지내며 "특조위가 진상을 규명할 내용이 없음으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주 넘게 일방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이른바 '결근 투쟁'으로 특조위 운영에 파행을 빚게 했다. 이후 특조위 해체와 당시 이석태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사표를 내 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유가족 탐욕을 위해 혹세무민하고, 말하는 입을 막는 정치인이 (이 재판을 통해)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인데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간은 단순 변호사 신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 법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이 위원장 등 민간인 좌파들이 준비단을 점거한 사실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이야말로 직권남용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위원장 재직 당시 "이 위원장 등 일부 위원들이 수시로 유가족이나 시민단체와 유착해 별정직 공무원 대부분을 시민사회단체 출신으로 채우는 등 위원장이 채용을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그는 이날 "위원회가 만들어진 이상 생산적 활동을 하자는 입장이었다"며 "그간 진상규명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지만 8개월간 예산 등 허심탄회한 논의 없이 부족한 부분만 얘기했던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연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를 언급하며 "대립하는 대상이라고 해서 제지하는데 무조건 정당성을 부여해선 안 된다"며 "개혁 대상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엔 연영진 전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여권에서 특조위 활동에 방해를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연 전 단장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2015년 1월 16일 특조위를 가리켜 '세금 도둑'이라고 해 논란이 됐던 발언을 하기 전날, 조 전 부위원장 등과 함께 김 의원을 만났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검찰이 "해당 진술은 만났다고 한 당일이 '증인이 평화방송과 한 전화인터뷰 일정'과 겹친다며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 전 실장 등 판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는가"고 물었다.

이에 연 전 단장은 "당시 김 의원 발언 전날 조 전 부위원장과 그를 만났던 것은 4년 전이라도 분명히 기억하는데, 전화 인터뷰와 겹친다고 물어 확실치 않다고 (동부지법서) 대답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당시 조 전 부위원장은 김 의원 발언 이후 "특조위는 '세금 도둑'"이라는 취지로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 의결에 대응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시키고,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는 등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파견공무원 복귀와 예산 미집행 등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 이 전 실장 등은 행적조사에 대한 항의로 여당 추천 위원인 이헌 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사퇴를 추진한 혐의와 이 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청와대 행정관에게 '부위원장 교체방안'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한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돼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준비기일에 이어 이날 첫 정식공판에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향후 증인신문 등을 통해 치열한 사실 공방이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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