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올 들어 30대 이하 연령층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작년의 2배에 달했다.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에 가장 많이 지원하고 당첨된 세대도 30대였다. 자산가들의 대표 투자상품인 꼬마빌딩에도 30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30대 이하 연령층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2만928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4809건)보다 97.8% 급증했다. 전체 매매 거래량이 4만6662건에서 8만295건으로 72% 늘어나면서 전 연령층에서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늘었지만, 30대 이하 젊은 층의 매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 이하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상투를 잡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의 상승 열차를 타지 않으면 영영 무주택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며 "시장이 과열 상태인 것은 맞지만 전세난에 떠밀려 집을 살 수밖에 없도록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1년여간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에 가장 많이 지원하고 당첨된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점제로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 20, 30대가 '줍줍'에 대거 몰렸다.
올해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 1500만원 이상 전국 12개 단지의 무순위 청약 지원자 7만4440명 중 30대는 3만5813명으로 전체 청약자 가운데 48.1%의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이하 또한 1만615명(14.3%)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당첨자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2개 단지의 무순위 청약 당첨자 578명 중 268명(46.4%)이 30대였고, 20대 이하가 132명(22.8%)으로 그 뒤를 이었다. 40대나 50대 당첨자보다 많은 수다.
서울의 서초 GS타워 주상복합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최고 5000만원에 달했음에도 45명을 뽑는 무순위 청약에 30대 328명, 20대 이하가 160명이 몰렸다. 당첨자는 30대 27명, 20대 11명이었다. 전체 신청자 659명 중 74%, 당첨자 중 84%가 20, 30대였다.
올해 3분기 중소형 빌딩시장도 30대 자산가가 가세하면서 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번 분기 개인 거래 가운데 30대는 73건으로 직전 분기 18건과 비교해 네 배 넘게 뛰었다. 40대와 50대의 거래량(각 86건)에 견주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재국 리얼티코리아 팀장은 "물가 상승과 대출금리 하락, 경기 악화 등으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중소형 빌딩으로 몰리고 있다"며 "젊은 층의 경우 주택 구매보다 상업용 빌딩을 우선순위로 두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