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낙화’·‘고사’ 등을 남긴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1920∼1968)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특히나 출간되지 않았던 조지훈 시인의 최초 시집인 ‘지훈시초’ 원본 전시는 의미가 크다.
조지훈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빛을 찾아가는 길, 나빌네라 지훈의 100년’이 2021년 3월 20일까지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박물관에서 열린다.
유족 측은 2003년 8월 육필원고 및 유품의 기증의사를 밝혔고, 같은해 11월 기증식을 통해 770여 점의 자료가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됐다. 조지훈은 고려대에서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기증자료는 원고류 430여 점, 사진 260여 점, 만년필과 의복 등의 유품 10여 점, 지훈과 그의 아내 김난희 여사가 남긴 서화류 20여 점 등으로 구성 돼 있었다.
최초로 공개되는 조지훈의 육필 미발간 시집 ‘지훈시초’ 원본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조지훈의 첫 단독 시집 원고였던 ‘지훈시초’는 288자 원고지 42매로 구성됐다. 조지훈이 속표지에 해당하는 원고지 첫 장 ‘조지훈시집’이라고 정서해 놓은 만큼 독립된 시집의 초고로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수록된 시어 분석 등을 통해 ‘지훈시초’가 1943년에서 1945년 무럽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박물관 측은 1946년 6월 을유문화사에서 간행된 ‘청록집’ 발간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지훈시초’가 정식으로 출간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고려대 측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훈시초’를 단행본으로 만들어 의미를 더 했다.